"5903억 찾아 가세요"…본인도 모르게 방치한 돈 매년 늘어 왜?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보험금 권리자가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금이 매년 늘어, 그 규모가 829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권리자들이 정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보험금은 71.2%인 5903억원에 달했다.
6일 국회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휴면보험금은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8293억원(144만8182건)이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이 6054억원(88만7651건)으로 전체 휴면보험금의 73.0%를 차지했고, 손해보험은 2239억원(55만8531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15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한화생명(794억원), NH농협생명(610억원) 등의 순이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289억원, 한화손해보험 285억원, 현대해상 284억원 등이었다.
특히, 보험사들이 보유한 휴면보험금 8293억원 중 권리자들이 정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보험금이 71.2%인 5903억원에 달했다.
휴면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은 것은 권리자가 보유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지급 가능한 데도 받지 못한 휴면 보험금이 5889억원(71.0%)으로 가장 많았다. 또 공동명의 계좌이거나, 임원단체명의 계좌여서 지급이 가능한데도 잊혀진 휴면보험금이 각각 9억원(0.1%), 5억원(0.06%)이었다.
이 외 29.2%의 휴면보험금은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로 '압류계좌' 2014억원(24.3%), '지급 정지 계좌' 333억원(4.0%), '소송 중 보험금 미확정 건 등' 78억원(0.9%)과 같은 사유에 따른 것이었다.
문제는 보험업권에서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휴면보험금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 중 일부를 연 1회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고 있으나 출연금의 규모는 7.7%인 637억원에 그쳤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에서는 "휴면보험금 규모를 별도 관리하고 있지만, 해당 금액을 별도로 분리해 운용하지 않아 휴면예금과 현금 보관현황, 이자수익 내역을 산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보험사 보유 휴면보험금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휴면보험금은 ▲ 2017년 말 4945억원(101만9245건) ▲ 2018년말 4827억원(97만2046건) ▲ 2019년 말 5937억원(128만5403건) ▲ 2020년 말 6497억원(136만5277건) ▲ 2021년 말 7279억원(141만5116건) ▲ 2022년 7월 말 8293억원(144만8182건)으로 늘었다.

강 의원은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하지 않은 채 여러 경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태를 금감원이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는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통한 자산운용을 할 경우 이를 별도의 계정을 두어 관리하도록 하고, 그 이자를 고객(권리자)에 돌려주거나 서민금융진흥원에 전액 출연하도록 법·규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