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 주가는 올해 들어 25.38% 하락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2년 동안 3만5000~2만5000원대 박스권을 그리며 움직였지만 최근엔 박스권 하단을 이탈하며 2만1900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주가가 43.75% 빠졌다. 주가가 약 4%만 추가로 떨어지면 코로나19 발생 당시 저점에 도달한다.
LCC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특히 에어부산 주가는 올해 60.1% 급락하며 2년 전 팬데믹 발발 당시 저점을 이탈했다. 이 밖에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주가도 올해 들어 각각 46.62%, 23.87% 떨어졌다.
FSC와 LCC의 주가 약세 원인은 세부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견조한 항공화물 실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줄어든 여객 실적 충격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하며 항공화물 업황이 피크아웃(고점 통과)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 수요 감소에 글로벌 항공화물 수송량이 감소하고 향후 운임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항공의 내년 항공화물 매출액은 올해 추정치 대비 4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고마진 분야인 국제선 여객 회복 속도가 더딘 점도 문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국제선 여객 수는 179만1208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 9월(544만2223명)의 33%에 불과한 수준이다. 업황 회복 속도가 더디면서 올해까지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대한항공도 내년부터는 감익이 현실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내년 추정 영업이익은 올해 추정치 대비 28.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환율도 항공사들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기의 리스 부채는 대부분 외화 부채로 구성돼 있다. 항공유류비도 대금 지급 시 외화로 이뤄진다. 달러당 원화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자연스레 항공사들의 외화 지불 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대한항공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값이 10원 하락하면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환경도 부채가 많은 항공사 입장에선 악재다. 대한항공의 변동금리 차입금 규모는 4조7000억원으로 금리가 1% 오르면 470억원의 이자비용이 늘어난다.
LCC들의 경우 여전히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대부분 LCC는 출혈 경쟁 여파와 업황 둔화로 올해에도 수백억~수천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2019년부터 적자를 지속 중인 제주항공의 올해 적자 규모는 150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돈줄이 마른 LCC들이 유상증자 카드를 지속적으로 꺼내 들고 있다는 점도 주가엔 악재다. 주식 수가 대거 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증자를 잇달아 실시한 제주항공의 유통 주식 수는 2019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증자 목적 또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자금 유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연간 이자비용은 올해 414억원에서 2027년 1232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항공주들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