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이하 아파트 찾기 힘드네"…여전히 어려운 내 집 마련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낮을수록 전세가율이 높아 전세살이에서 자가 보유로 향하는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높고 대출이 가능한 6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가 급감하면서 여전히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5일 부동산R114가 지난달 23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335만8292가구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조사해 가격 구간별 산술평균을 낸 결과 매매가가 낮을수록 전세가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가율이란 매매가 대비 전세 보증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구간별로 보면 매매가격이 6억원 이하일 때 전세가율이 62.3%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6억~9억원 이하 58.0%, 9억~15억원 이하 54.8%, 15억원 초과 49.8% 등이 따랐다. 서울(118만2956가구)도 마찬가지였다. 6억원 이하일 때 전세가율이 5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6억~9억원 이하 54.8%, 9억~15억원 이하 53.6%, 15억원 초과 49.1% 등이었다.
매매가 6억원 이하 아파트는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묶여 있는 수도권에서 현실적으로 서민이 주택 구매 자금 마련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정부가 실수요자를 위해 규제 지역 내 주택을 매매할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우대해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조정했기 때문이다. 또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등 저금리 정책 수혜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매가 6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의 비중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2019년 9월 20일 기준 매매가 6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는 279만4337가구로 전체의 73.5%를 차지했지만, 지난달 23일 기준 6억원 이하 아파트 가구 수는 131만389가구로 전체의 39.0% 수준에 불과했다. 3년 만에 반 토막 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6억~9억원 이하 아파트 가구 비중은 13.8%에서 27.9%로 늘었다. 9억~15억원 이하(7.9%→21.2%)와 15억원 초과(4.8%→11.9%) 등도 비중을 확대했다. 특히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하는 12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이 2022년 5월 기준 전체의 43.3%로 크게 높아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기 쉬운 6억 이하 아파트 가구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선택지가 그만큼 좁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