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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사겠다`는 심리를 보여주는 KB부동산의 매수우위지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매경DB] |
금리 급등이라는 대형 악재에 전국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아파트를 사겠다는 매수심리는 전 세계 금융위기 시기만큼 떨어지고 있고, 매매가격도 계속 하락폭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미분양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미뤄놓은 분양 물량 또한 이달에 쏟아질 예정이라 업계에서는 다시 한번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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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우위지수는 전국 4000여 개 공인중개소를 대상으로 KB부동산이 매주 매도자와 매수자 중 누가 많은지를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100 미만 시 매도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특히 정부가 악화된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달 21일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 전체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규제지역 조정안을 발표했음에도 지방의 매수심리는 좀처럼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KB부동산의 6개 광역시(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아파트 매수우위지수 역시 전주(9월 19일 기준)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12.5를 기록했고, 이 같은 수치는 2003년 7월 1일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지방 주요 도시들만 놓고 보면 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매수심리가 더 악화된 상태라는 의미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대구 수성구 소재 B공인중개소 대표는 "규제 지역에서 해제됐다고는 하지만 매수 문의는 전혀 없다. 그 정도로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싸늘하게 식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또한 전주 대비 0.2% 하락하며 2012년 5월 14일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아파트값 역시 본격적인 하락 국면을 보이고 있다.
시장 주변 상황은 악화되고 있지만, 이달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급증해 미분양 확대 우려를 키우고 있다.
4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74개 단지, 5만9911가구(총 가구 수 기준)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237%, 전월 분양보다는 222% 급증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2만414가구로 가장 많고, 충남(9602가구), 서울(6612가구), 대전(5546가구), 인천(3482가구) 등의 물량이 많다. 올해 대규모 단지 분양이 극히 적었던 서울에서는 이달에 마포더클래시(1419가구), 중화롯데캐슬SK뷰(1055가구)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직방은 "그동안 연기됐던 분양들이 집중되기도 했고, 최근 규제지역 해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분양 물량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악화로 미분양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물량의 상당수가 연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9월에도 초기에는 총 4만710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직방에 따르면 실제 분양이 이뤄진 물량은 1만8589가구(실적률 39%)에 불과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재정적으로 버틸 만한 대형 시행사·시공사들 위주로 미분양이 날 바에야 일단 미루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722가구로 전월 대비 4.6% 증가했고, 작년 12월에 비해서는 84.8%나 급증했다.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