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코너의 모습. [사진 = 박형기 기자] |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이날 2.21% 오른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3만9000원까지 올라 연중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이달 들어 주가가 10.8% 올랐다. 9월 한 달 간 단 7거래일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 마감한 결과다. 오리온(4.7%), CJ제일제당(0.9%) 등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농심(-0.7%), 삼양식품(-4.9%)은 같은 기간 주가가 약세를 보였으나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12.8%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상장사 평균 수익률을 한참 웃도는 셈이다.
식품주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꼽힌다. 경기에 상관없이 소비가 이뤄지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타면서 식품주의 경기 방어적 성격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는 27.4% 하락한 반면 음식료업종은 2.5% 하락했다. 유통(-23.7%), 의류(-25.4%), 화장품(-36.2%) 등 여타 내수 소비재 업종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하지만 연초 식품주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함께 원자재 가격 압박을 겪었다. 전 세계 최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 국제 선물 가격이 급등세를 타면서 2분기에는 밀을 비롯한 국제 곡물 가격이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수출길이 다시 열리고 미국과 남미 등 세계 곡창지대에서 곡물 수확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서 곡물 가격은 6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식품주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을 판가 인상으로 견뎌낸 모습이다. 가공 식품기업의 경우 전통적으로 곡물 가격 상승과 맞물려 판가 인상으로 소비자에 가격을 전가하고 곡물가격이 하락할 경우 이익이 확대되는 사이클을 탄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다"며 "과거 라면 업계 판가 인상은 4~5년 주기로 이뤄져왔으나, 최근 농심과 팔도는 1년 1개월, 오뚜기는 1년 2개월 만에 라면 가격 재인상을 발표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식품주들이 3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국제 곡물가격이 하향 안정화 이후 기업에 낮아진 투입원가로 반영되는 시점은 내년으로 예상된다"며 "식용유지, 제분, 제당, 면류 등 제조원가 대비 원재료 익스포저가 높은 기업들은 판가 인상 효과와 투입원가 하락이 동반되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과 관련해 "상반기 원가 부담으로 실적과 주가가 크게 훼손된 업체들에 기회 요인이 많을 것이라 판단한다"며 오리온을 '톱픽'으로 제시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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