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달러값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달러ETF들이 연일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달러ETF는 대부분 거래소에 상장된 미국달러선물의 최근 월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달러선물지수를 추종한다. KODEX·TIGER·KOSEF 달러선물레버리지는 달러선물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데, 최근 한 달 수익률이 각각 17.28%, 17.1%, 17.59%를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은 모두 20%를 훌쩍 넘는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다.
KODEX·KOSEF 달러선물도 최근 한 달 수익률이 각각 8.39%, 8.53%를 기록했다. 이들 통화형 ETF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해외 자산 투자에 따른 환리스크 헤지용으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달러인덱스의 폭발적인 상승과 함께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다만 개미들은 최근 한 달간 KODEX 달러선물인버스2X를 1223억원 순매수하며 고수익을 노린 달러 투자자 못지않게 달러값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데 베팅하는 투자자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는 하락장에 방어력이 있는 안전자산이란 점에서 자산가들의 주요 투자처다. 최근 환율이 치솟고 있지만 차익을 실현하기보다는 일단 보유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조해진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이사는 "자산가들은 기존에 달러를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었는데, 높은 수익률에도 매도하기보다는 일단 보유하고 있다"며 "추가 매수는 향후 달러 조정기에 들어가겠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강남PB센터 팀장은 "고액자산가들은 환율이 1400원대를 뚫은 뒤 추가 매입에 나서기보다는 달러선물을 매도하거나 달러인버스 ETF를 매입하며 달러 하락에 대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날 달러값은 전날 영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 매입 긴급 조치로 파운드화 폭락세가 멈추면서 하락했지만 달러 초강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유로화, 엔화 등 6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10을 돌파하며 27일에는 114까지 치솟았다. 2002년 이후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만큼 강세다.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75bp 인상)에 이어 연내 추가로 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것은 물론 내년까지도 금리 인상 기조를 예고하고 있어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돼 달러 '사재기'도 거세다.
달러값 폭주로 인플레이션 시대에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 '쌍두마차'로 불리던 금은 맥을 못 추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값은 28일 트로이온스당 1670달러를 기록하며 한 달 전보다 4.55%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렸던 2020년 8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에 비해선 20% 가까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골드ETF들도 저조한 수익률을
[임성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