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또다시 연 7%에 육박했다. 미국에서 추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도 기준금리 인상 경쟁에 나설 경우 연말에는 주담대 최고 금리가 8%까치 치솟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연 8%대 주담대 금리는 14년 만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가 23일 기준 연 4.38~6.83%로 나타났다. 두 달 전인 7월 16일(연 4.21~6.12%)과 비교해보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71%포인트, 0.17%포인트 뛰었다. 주담대 고정형의 금리지표로 주로 사용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연 3.64%에서 4.79%로 1.15%포인트나 올랐기 때문이다.
사실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지난 6월 중순 일부 은행에서 잠시 연 7%를 넘어섰다가 채권 금리 진정과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축소 노력 등으로 6%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1~2주 사이 다시 금리가 치솟으며 금리 상단 기준으로 7%를 넘어설 태세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현재 연 4.20~6.61%로 나타났다. 두 달 전(연 4.100~6.218%)과 비교해 상단이 0.39%포인트 높아졌다. 이 기간 동안 코픽스가 0.58%포인트 인상됐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의 경우도 연 4.90~6.47%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7월 16일(4.308~6.230%)과 비교해 상단이 0.24%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갈수록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은행권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11월 초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것으로 보여 이것이 시장금리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연 8%대였던 시기는 2008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올해 말 한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14년 만에 주담대 8%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문제는 이자 부담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7조9000억원이다. 이 중 변동금리 비중이 78.1%인데, 한은의 예상 기준금리 인상(연말까지 1%포인트)을 적용하면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13조7292억원으로 추정된다.
추경호
[문일호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