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전면 유리에 아파트 매물표가 붙어 있다. [사진 = 박형기 기자] |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 증가에 연초부터 시장에 매물을 풀었던 일부 집주인이 규제지역 해제로 새 국면 기대감에 매물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 달리 대다수 전문가들은 정부 조치가 매수세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26일부터 세종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도를 모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키로 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동두천·양주·파주·평택·안성 등 5곳이 해당되며 인천과 세종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변경된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사실상 전국이 규제지역이었지만 6월에 이어 9월까지 두차례 규제지역 해제로 이제 서울과 수도권, 세종시만 규제지역으로 남게 됐다.
시장이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본격 규제 완화의 신호탄이 터졌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수천건의 매물 잠김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를 보면, 정부가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 전 지역의 규제지역 지정을 해제한지 하루 만인 지난 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물은 42만7923건으로 하루만에 6000건이 넘는 매물이 회수됐다. 지역별 감소량은 경기가 1787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외곽지역들의 매물이 감소가 확연했다. 이어 부산 654건, 대구 531건, 광주 244건, 울산 145건 순으로 집계됐다. 조정대상지역으로 변경된 인천과 세종도 각 394건, 75건의 매물이 감소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세종 포함), 8개도 등 총 17개 지역 아파트 매물이 모두 전날 대비 감소했다.
부동산 및 주택업계에서는 이번 현상에 대해 규제지역이 해제됨에 따라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등 집주인 입장에서 가격을 내려 팔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열지구의 9억원 이하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LTV) 한도는 40%, 9억원 초과는 20%인데 반해 조정대상지역은 각각 50%, 30%이며 비규제지역은 70% 수준에 해당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규제지역이 해제된 지역 뿐만 매물 감소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3가지 규제지역이 그대로 유지된 서울조차 하루 만에 매물이 500건 가까이 줄었다. 정부가 세종과 수도권까지 규제지역을 풀면서 다음 해제지역이 서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6월 30일 열린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이후 투기과열지구에서 조정지역으로 완화됐던 6곳 지역 중 5곳이 여전히 집값 반등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제2차 주정심 이후 약 2개월 동안 투기과열지구 해제 지역별 아파트 매매값 증감률(7월 4일~9월 5일 기준)은 대구 수성구 -0.89%, 대전 동구 -0.13%, 중구 -0.90%, 서구 -1.70%, 유성구 -2.21%, 창원 의창구 0.16% 등을 보였다.
정부도 과거 사례를 감안하는 등 규제지역 해제 이후 시장의 과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뒤 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앞서 6월 지방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를 해제한 후 해당 지역 모니터링을 계속한 결과 가격이나 흐름 모두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규제 완화로 인해 대출한도가 늘어나더라도 꾸준히 금리가 인상되고 있어 관련 부담은 지속될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단기간 매물 감소 현상에도 불구하고 매수자가 우위를 점해온 수요·공급 간 시장의 역학 관계는 당분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이번 정부 조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규제지역 해제로 공급과잉 우려가 있거나 향후 차익기대가 제한적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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