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했지만 주가도 약세를 보일 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통상 상장사가 지배구조를 발표하면 증권사가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것과 달리 일부에서는 목표주가를 내리며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22일 현대백화점 주가는 전날에 비해 1.2% 떨어진 5만7600원에 마감했다. 현대백화점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지난 16일 이후로는 5%가량 하락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장 종료 이후 신설법인(투자사업) 현대백화점홀딩스와 존속법인(백화점사업) 현대백화점으로 분리하고 분할 비율은 각각 23.24%, 76.76%로 정한다고 밝혔다. 주주총회는 내년 2월 10일, 분할 기일은 내년 3월 1일로 예정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이례적으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설립 명분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없기 때문에 지주사 설립 공시는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백화점 자회사인 한무쇼핑이 지주사(현대백화점홀딩스) 산하로 변경되는 개편 과정이 기업가치 측면에서 부정적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46%)과 한국무역협회(33%)의 합작법인으로 무역센터점, 킨텍스점, 남양주아울렛, 김포아울렛 등을 운영하는 백화점·아웃렛 사업회사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이 2100억원에 달해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무쇼핑이 사업회사에서 분리되는 것은 기존에도 평가를 받고 있던 백화점사업부에 대한 분할을 야기하고 한무쇼핑에 대한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적용이 불가피해 현대백화점그룹 전체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현재는 한무쇼핑이 현대백화점 자회사로서 통상 자회사가 받는 40%가량의 할인율을 적용받지 않는데 지주사(현대백화점홀딩스)의 자회사가 되면 할인율이 적용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현대백화점 전체 기업가치는 분할 전과 비교해 오히려 내려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근거로 유안타증권은 현대백화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9만8000원으로 18%(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배당 수준 상향을 추진해 분할 전 주주들이 수령하던 배당금 이상을 사업회사에서 수령하고, 지주사에서도 배당을 진행하는 등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