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4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8원 오른 1398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바로 1400원을 돌파했다.
오전 9시 3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04원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이 연이어 정책금리를 큰 폭 인상하면서 지난 6월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6월, 7월, 이어 이달 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이례적으로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정책금리는 3.00~3.25%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날 FOMC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정책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정책금리 추가 인상폭 및 중단 시점,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동시 다발적 긴축정책에 따른 리스크, 제약적인 정책금리 수준(실질금리), 주거비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영향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조영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경기침체를 각오한 강한 긴축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잭슨홀 회의 이후 메시지는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파월 의장은 약 8분간 지속된 잭슨홀 회의 기조 강연에서 물가가 확실히 잡힐 때까지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은은 이날 워싱턴 주재원을 통해 낸 보고서에서 "미 연준은 향후 경제지표 발표가 이번 경제전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정책금리 인상을 최대한 앞당기려고 할 것"이라며 "올해 중 (정책금리) 인상폭은 1.0~1.25%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FOMC 회의 이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국제 금융시장 상황
이날 한은은 별도로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FOMC 회의 결과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 이 부총재는 "당분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면서 큰 폭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이 계속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