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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제공 = 금융감독원] |
서민금융제도를 연계해 지원하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카드값 부담 때문에 찾아온 사연이다.
20일 센터 관계자는 "카드값이 상당해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상담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다 카드값이 많아졌냐고 물어보면 '리볼빙을 하다 이렇게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빚을 지고 또 빚이 느는 가계가 많아지고 있다. 단편적으로 가계가 처한 경제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지표가 '카드값'인데, 특히 결제성 리볼빙 잔액이 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리볼빙은 카드값의 10%만 결제하면 나머지는 상환을 최장 5년까지 계속 미룰 수 있도록 하는 카드사가 제공하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서비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결제성 리볼빙 이용자와 이월잔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리볼빙 이용자가 결제일에 결제금액을 전액 납부하지 않고 다음달로 이월한 금액을 의미한다. 통상 그 규모가 커질수록 연체 위험은 높아진다.
결제성 리볼빙 이용자는 올해 7월말 기준 273만5000명으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7만4000명(4.8%) 증가했다. 그 추이를 보면 앞서 2020년 12월말 246만9000명, 지난해 12월말 266만1000명, 올해 6월말 269만9000명을 나타냈다.
리볼빙 이용자가 늘면서 이월잔액도 증가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원잔액은 2020년 12월말 5조3900억원에서 지난해 12월말 6조800억원, 이어 올해 6월말 6조5000억원, 7월말 6조6700억원을 기록해 1인당 평균 이월잔액은 240만원으로 파악됐다.
결과적으로 당장 카드값 240만원을 갚을 수 없어 273만5000명이 리볼빙을 이용하는 셈이다.
리볼빙은 올해 2분기(4~6월) 중 평균 수수료율(금리)이 최저 14.1%에서 최고 18.4%로 이용에 따른 대가가 상당하다. 이
리볼빙을 이용하면 당장은 카드값 상환 부담을 줄이고 연체를 피할 수 있는 만큼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이월잔액을 단기간 내 상환하지 않으면 향후 카드값이 누적되기 때문에 상환부담이 커진다.
이런 구조 때문에 리볼빙을 '악마의 유혹'에 비유한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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