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수요 감소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도 지속적으로 하향되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사이클 산업인 반도체주의 특징을 고려할 때 이익 하향은 '록 보텀(단기 저점)'에 가까워진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28% 하락한 5만6400원에 시세를 형성 중이다. 10만 전자를 목전에 뒀던 지난해 1월 최고점 대비해선 41.7% 떨어졌다. 주가 9만원선 붕괴가 우려되는 SK하이닉스도 올해 31.3% 떨어졌다. 방향성 매매에 중요한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수급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9조5320억원, 8조3830억원 순매도 했다. 기관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 주식도 2조4480억원을 팔아치웠다.
최근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IT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IT 산업수요가 급증할 때 이익이 급증하고 반대로 수요가 줄어들 땐 이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띈다. 설상가상으로 메모리 반도체인 D램,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가격 또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와 가격 양방향에서의 악재가 반도체 관련주들의 이익 안정성을 위협하고 주가 상승세를 꺾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올해 및 내년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잇따라 끌어내리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8일 기준 올해 연간 추정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314조7248억원, 53조5902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 매출액, 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각각 3.24%, 14.71%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는 내년에도 삼성전자의 2023년 연간 추정 매출액, 영업이익은 321조201억원, 48조4151억원으로 각각 3개월 전 추정치 보다 각각 6.74%, 25.39% 하향됐다.
삼성전자 대비 다운사이클 시기 '이익 체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이익 추정치 하향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최근 기준 SK하이닉스의 올해 및 내년 추정 영업이익은 3개월 전 증권가 추정치 보다 각각 28.28%, 50.18% 급감했다.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이면서 유가증권 시장(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20%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이익 수준 감소는 코스피의 상방을 제한하는 장애물로도 작용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최근의 이익 하향 움직임은 "사이클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선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이 많다. 주가가 의미 있는 바닥권(록 보텀)에 도달하기 위해선 이익 추정치 하향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D램, 낸드플래시의 판가 반등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보고 있다. 반도체 종목의 주가는 경기 상황을 6개월 선행하기에 이익 하향이 본격화되는 하반기 주가가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가 크게 하향 조정되면서 4분기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약 10%까지 하락했다"며 "부정적 소식이지만 이런 과정 없이 반도체 주가의 바닥이 형성된 적은 없고 이 과정이 지나면 바닥이 나온다"고 밝혔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반도체 수출증가율이 -8.1%를 기록 중인데 당분간 이익 하향 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진입하는 국면이 장기투자자 입장에선 투자기회를 제공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4% 하락한 2355.66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418억원, 외국인이 4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53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외국인 매도세에 전 거래일 대비 2.35% 떨어진 751.91로 장을 마쳤다. 경기침체 재조명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으로 미중 갈등이 부각된 점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스피를 주도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5.63% 급락하며 코스피 하락을 이끌
[차창희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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