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파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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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6일 서울 한 시중은행에 `일부 업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국책은행 직원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했음에도 창구는 한가한 모습이어서 `인력 구조조정론`에 힘이 실린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형기 기자] |
금융노조가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 등지에서 총파업 집회를 벌였지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참여율은 0.8%에 그쳤다. 은행마다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수십 명에서 100명 정도만 파업에 참가한 수준이다. 임금 5.2% 인상, 주 4.5일제 근무 등 의제들이 공감을 얻지 못한 데다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 파업에 참가했다가 역풍을 맞을까 봐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00여 명이 참석했다는 A은행 관계자는 "전 직원이 아닌 노조원을 기준으로 참여율이 1% 이내로 영업 차질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노조원의 약 1.7%가 참여했다는 B은행 관계자는 "전 직원을 기준으로 보면 전국에서 지점당 1명도 참석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5대 은행 파업 참여율이 0.8%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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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모 회사에 근무하는 박 모씨(27)는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광화문 인근에서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해 평소보다 일찍 집에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15분가량 지각했다"고 전했다. 은평구 불광동에서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이 모씨(53)도 "시위를 해도 한참 바쁜 시간을 피해서 할 것이지, 이렇게 길을 막고 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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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금융노조가 4개 차로를 점거하고 총파업 출정식을 벌이고 있다. 1만명에 달하는 노조원이 용산 대통령실까지 거리 행진을 벌이면서 교통 정체가 오전 내내 이어졌다. [박형기 기자] |
이날 파업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노조 등이 주도했다. 본점 부산 이전을 두고 사측과 갈등하는 산업은행은 전 직원 3400여 명 중 16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조원(약 2100명) 기준으로는 참여율이 76%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정치권에서 부산 이전설이 나오는 수출입은행 참여율도 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도 5000명 안팎의 노조원이 참석하며 참여율 50%를 보였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반대하고 있다. 정원 감축, 경비·업무추진비 예산 삭감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
은행 영업은 큰 차질 없이 마감됐다. 앞서 15일 접수를 시작한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방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 지난 총파업이 있었던 6년 전보다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사용은 늘고 창구 이용은 줄어든 점도 큰 혼란이 없었던 요인이다.
[서정원 기자 / 박나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