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 따른 부담과 급격한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로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거래 절벽이 장기화되면서 집값 관련 여러 지표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지난해 8월 이후 매매 거래가 꾸준히 줄고 있는 가운데, 올해 7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만1836건으로 전월 대비 22.4%, 전년 동월 대비 63.2% 감소했다.
전국 집값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서울 아파트값도 지난 7월 하락 전환해 7주째 내림세다. 꿋꿋하게 보합세를 유지해온 서울 서초구와 용산구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발표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1.8로, 올해 5월 2일 조사(91.1) 이후 17주 연속 떨어졌다. 아울러 주택시장 침체가 심해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3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가운데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내려간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이와 함께 7월 주택청약종합저축 전국 가입자도 사상 처음 감소했다. 2009년 주택청약종합저축이 나온 이래 전국 단위로 월별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밟은 데 이어 8월에는 처음으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매수심리가 더욱 위축되는 모습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빙하기가 남은 하반기를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한파가 이어지면서 주택 수요자는 고민에 빠졌다. 집을 사자니 추가 하락 우려와 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선뜻 매수에 나서기가 쉽지 않고, 반면 급매물을 놓칠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 이런 시점에서는 급매로 나오는 가격 수준도 중요하지만, 매수 타이밍도 동시에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
일단 가격 부담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거래 절벽과 함께 가격 하락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 추이와 정책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만큼 2023년 금리 상승 기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가 앞으로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았고, 회의 이후 금리가 각각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부동산 정책 흐름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내년 5월 9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가 종료됨에 따라 급매물 출현 시점과 함께 소진 속도도 중요하다. 통상 계약에서 잔금을 치를 때까지 1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이나 연초부터 절세 매물이 차츰 나올 수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