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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에만 신한금융지주(4000억원), KB금융(5000억원), IBK기업은행(6000억원) 등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미 올해 8월까지 기준으로만 종전 연간 최대였던 2020년(5조3000억원) 기록을 넘어섰고 지난해(4조6000억원) 대비해서도 40% 증가했다. 금융지주사, 은행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채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하면서 그 규모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에 등장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약 5% 수준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는 신용등급이 우량한 5년물 회사채(4.2%)에 비해 높은 금리 수준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는 영구채이거나 혹은 만기가 있더라도 매우 길어 매년 소정의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투자자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발행 5년 후부터 3개월마다 조기 상환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발행가 대비 채권값이 떨어진 상황인데 향후 채권값이 상승하면 매매 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40대 정 모씨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가격 조정을 받고 있는 시기에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의 추천으로 신종자본증권을 알게 됐고 장기적으로 고금리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채 금리 추이를 고려할 때 (신종자본증권 투자를 통한) 자본 차익에 대한 기대도 존재한다"며 "(발행사들이)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예상돼 높은 금리를 확보할 수 있는 국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원화 외 달러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달러를 대량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은 국내 및 해외 금융사들이 발행한 달러 표시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하는 모습도 보인다. 달러를 이자로 받을 수 있어 유용한 포트폴리오 관리 옵션으로 손꼽힌다. 최근 한화생명이 7억5000만달러 규모로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신종자본증권 투자에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부실 금융사로 지정될 시 원금 상각 및 이자 지급 중지 등 위험 요인은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사회적 평판 관리를 중요시하는 국내 금융사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발행사의 부실금융기
금리 수준이 유사한 회사채와 비교해서도 신종자본증권의 투자 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 회사채 투자는 한 기업에 투자한 것인 데 반해 금융사 신종자본증권은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대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간접 투자하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