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1380원대로 추락하면서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강달러 수혜주'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1400원 선 아래까지 원화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환율 움직임에 따라 업종별 수익률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9월 1~7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1072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자동차,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 상위는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기아 순이었다.
해당 업종들은 실적이 견조하고 대미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오르며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지만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며 지난 5년 대비 올해 대미 수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업종으로 자동차 부품, 2차전지, 강관, 건설기계, 농기계를 꼽았다. 해당 업종들은 중국향 수출 비중이 10% 이하로 대중국 수출 둔화 여파도 피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업종도 강달러 수혜가 기대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 구간에서는 매출액에서 달러 비중이 높고, 비용에서 달러 비중이 낮아야 실적에 유리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향 위탁생산(CMO) 매출액의 대부분이 달러이며,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등 비용의 대부분은 원화로 발생하는 구조로 가장 환율 효과를 강하게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편 원가 부담이 큰 항공사 등은 피해 업종으로 분류된다.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임대) 부채 중 대부분이 외화이며, 연료 유류비의 지급 또한 외화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말 달러당 원화값이 1298.9원일 당시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의 각각 별도 기준 외화 관련 손익은 -1940억원, -198억원, -158억원을 기록했다"며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올해 말 원화값이 1325원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화 관련 손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33% 오른 2384.28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로 개인과 기관이 각각 1413억원, 5001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외국인이 홀로 65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25% 오른 777.81에 마감했다.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