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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었지만 전국의 집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전경. [매경DB] |
서울 잠실 일대 주요 대단지 아파트 중 하나인 잠실엘스의 전용 84㎡(4층)는 지난달 31일 20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7월 18일 같은 면적의 7층 아파트가 22억5000만원에 매도됐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만에 2억원이 빠졌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같은 면적 저층 아파트의 경우 현재 호가가 19억5000만원까지 내려간 급매물이 있어 곧 매매가격 20억원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노원구 노원역 역세권인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26일(14층) 7억원에 매매됐다. 지난 4월 1일 8억7000만원(8층), 6월 13일 7억9000만원(8층)에 각각 매도됐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에 걸쳐 1억원 정도씩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금리 인상이라는 대형 악재에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이 최근 한두 달 사이에 급락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강남권 중대형 평수 아파트들은 버티는 모습이었지만 여름 이후 하락장이 본격화되면서 강남, 비강남, 중소형, 중대형 할 것 없이 모두 매매가가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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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보면 서울 25개 전 지역구가 4주 연속 하락하는 모습이다. 특히 그나마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던 서초구(-0.02%→-0.03%), 용산구(-0.04%→-0.05%), 강남구(-0.06%→-0.09%) 등의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고, 송파구 역시 하락폭(-0.12%→-0.16%)이 크게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과 주택 가격 추가 하락 우려로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며 "송파구는 잠실동 대단지와 오금·문정동 위주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원구(-0.3%), 도봉구(-0.3%), 은평구(-0.23%), 금천구(-0.16%) 등 서울 외곽 지역들은 강남권의 두세 배에 달하는 하락폭을 보였다. 서울 노원구 A공인중개사 대표는 "통상 가을 이사철에 찾아오는 젊은 부부들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다. 거래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이천(0.04%), 여주(0.04%)를 제외하고 전 지역이 이번주 하락을 기록했다. 인천은 0.29% 하락을 기록했고, 송도 신도시가 있는 연수구(-0.33%)의 하락률은 인천 평균을 넘어섰다. 경기 지역에서는 광명(-0.39%), 양주(-0.38%), 오산(-0.37%). 시흥(-0.36%), 의왕(-0.34%), 수원(-0.26%) 등의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많이 떨어졌다.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0.09%→-0.11%)은 물론 경기(-0.22%→-0.25%), 부산(-0.13%→-0.16%), 대구(-0.27%→-0.29%), 광주(-0.06%→-0.1%) 등도 전주에 비해 하락폭이 확대됐다.
가을 이사철임에도 '거래절벽'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639건으로 2006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소치를 보였다. 올 8월 거래 건수 역시 440건으로 하락 추세다. 단 거래 후 한 달 내에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8월 거래 건수는 9월 말까지 증가할 예정이지만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