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아파트도 유찰…경매 응찰자 4개월째 감소

금리 인상, 매매시장 위축으로 부동산 경매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8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469건이며 이 중 610건이 낙찰됐다.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41.5%로 전월(43.3%)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전월(90.6%) 대비 4.7%포인트 떨어진 85.9%를 기록했다. 2019년 9월(84.8%) 이후 2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는 5.6명으로 지난 4월(8명)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36.5%로 전월(26.6%)보다 9.9%포인트 상승했지만, 낙찰가율은 전달(96.6%)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93.7%를 기록했다. 2020년 3월(8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84㎡(30층),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청구 전용 85㎡(8층), 강동구 강일동 강일리버파크 전용 85㎡(11층) 등 상당수 서울 강남권 매물이 유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 차례 이상 유찰된 아파트 중 일부에서는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지만 매매시장 위축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탓에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인천시 아파트 경매지표도 모두 하락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44%로 전월(45.6%)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낙찰가율은 82.9%로 전월(92.6%) 대비 9.7%포인트 하락하면서 2014년 1월(82.2%) 이후 8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출 부담이 작은 감정가 3억원 미만 아파트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지옥션은 설명했다.
인천시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31.3%)보다 0.8%포인트 하락한 30.5%를 기록했고, 낙찰가율은 78%로 전월(89.1%) 대비 11.1%포인트 하락하며 올해 처음 70%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경매 건수 자체는 아직 증가하지 않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8만5766건을 기록했던 경매 건수는 올해 1~8월에는 7만5723건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법원의 경매 개시 결정 이후 물건이 경매에 나오기 위해서는 감정 등을 거쳐 통상 6~9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 금리 인상 부담으로 인한 경매 물건 증가는 내년 상반기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