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달러 초비상 ◆
달러당 원화값이 1370원 선까지 무너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 기업들이 외화 파생상품 계약에 따른 손실에 노출되고 있다.
5일 매일경제가 올해 들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파생상품거래손실발생' 공시를 분석한 결과 6개 상장사(비에이치아이·미래나노텍·선익시스템·TCC스틸·에스에이엠티·테크윙)가 통화옵션 및 통화선도 계약에 따른 파생상품 거래손실 발생 공시를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공시가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의 외화파생상품 관련 손실 총합은 83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1100원 후반~1200원 초반에 외환옵션이나 선도 계약을 체결했는데, 달러당 원화값이 1370원대까지 추락하면서 평가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외화로 받는 수출 대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상품 판매 계약을 맺는 시점과 판매 대금이 입금되는 시점 사이의 환율 변동을 헤지하기 위해 정해진 가격에 달러를 팔 수 있는 선도계약이나 옵션을 체결한다. 물품을 파는 시점에 달러당 1000원의 환율로 계약을 맺었는데, 실제 대금이 들어오는 시점에 달러당 원화값이 900원으로 올라 매출액의 10%가 감소하는 위험을 덜기 위해서다. 달러당 원화값이 약정한 가격 이상으로 오를 경우 누릴 수 있는 매출 증대의 기회는 제한되지만 그만큼 매출을 미리 확정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상반기 선도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은 각 시점의 환율에 한미 양국 간 스왑마진을 더해 대부분 달러당 1100원대 후반~1200원대 중반에 이 같은 계약을 맺었는데 원화값이 하락하면서 해당 계약의 가치도 떨어져 자산이나 이익상 손실로 인식되고 있다. 손실이 확정되면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줄면서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생상품거래손실 공시의무는 '평가상 손실'을 포함해 계약이 만료돼 현실화된 '거래 손실'에 이르기까지 자기자본의 10%가 넘는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날 경우 발생한다. 파생상품이나 선도계약을 맺었지만 손실 규모가 공시
[강인선 기자 /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