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르면 2일 산은 이전 작업 진행 상황과 추진 계획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은 경남 창원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산은은 부울경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도시화, 물류도시화, 첨단 과학산업 도시화로 가는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 회장은 "산은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산은 직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강 회장이 산은 회장으로 임명된 직후부터 출근시간대에 집회를 이어온 직원들은 이날 회장실 앞으로 직접 찾아가 항의집회를 벌였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산은이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신산업을 육성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본점이 서울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측의 핵심 논거는 '지역균형발전'이다. 수도권에 금융과 산업이 집중된 것을 분산하고 지역이 골고루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사 지방 이전은 다른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의 경쟁력은 인력 풀에서 나온다. 산은의 지방 이전으로 인재가 유출되면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결국 국가 경제 차원에서 국민 손해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산은 직원 중 전문직을 포함해 40명 넘는 인원이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회사들의 공채가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산은의 인력 이탈이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측은 산은이 이전하면 동남권 기업의 자금 공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이미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한 금융 공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산은 노조는 지역금융 공급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지역균형발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산은금융지주를 설립하고, 산하에 권역별 산업금융공사를 신설하는 방안이다.
정치 논리를 배제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에 따른 비용이 상당히 소요되고,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불분명하다"면서 "외국계 금융사, 회계법인, 핀테크 회사가 모두 수도권에 밀집한 가운데 산은 본점이 이전하며 발생하는 네트워크 약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 언급이 나온 만큼 정기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산은법에서는 산은 본점을 서울시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일부 의원은 본점 이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산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부산시는 국회에 공을 들여 산은의 부산 이전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
[김유신 기자 / 신찬옥 기자 / 박동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