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는 기업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새로 발행한 주식을 주주에게 공짜로 나눠 주는 무상증자와 달리 유상증자는 신주에 대한 돈을 받고 자본을 증가시키는 형태다. 기업이 유상증자를 실행하는 것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고, 유통 주식 수 증가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통상 악재로 작용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6일 장 마감 이후 보통주 2723만주를 발행하는 3200억원 규모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다음 거래일인 29일 제주항공 주가는 10.27% 급락했다. 1200억원 규모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오스코텍 역시 같은 날 주가가 25% 폭락했다. 특히 제3자 배정을 통한 신규 투자 유치가 아닌 주주 배정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점이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주주 배정은 대부분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현재 시세보다 싼값에 넘겨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자금 조달을 통한 사업 확장을 이뤄내는 사례도 있어 호재로 해석된다. 지난달 16일 3256억원 규모 주주 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HLB는 당일 주가가 3.20% 하락했지만, 대부분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2827억원)과 시설 자금(300억원)이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주가가 빠르게 반등했다. 유상증자 결정 이후 HLB 주가는 8.7% 상승했다.
또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가 아닌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는 신규 투자 유치로 해석돼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제3자 배정은 최대 50인 미만의 특정인을 지
랩지노믹스(24.13%),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7.82%), 골든센츄리(7.69%) 등은 유상증자 공시 직후 거래일에 주가가 올랐다.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