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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10%를 넘는 종목들 중 2020~2021년 유동성 장세에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높아져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거나 산업 수요 감소로 업황이 급격히 위축돼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경우에도 공매도가 몰렸다. 공매도 매물이 쌓인다고 무조건 주가가 하락하는 건 아니지만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밸류에이션 상승의 영향으로 공매도가 집중된 대표적인 종목으론 지난해 주가가 348.52% 급등하며 코스피 연간 상승률 5위를 기록한 메리츠금융지주가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8월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율이 26.27%로 코스피에서 가장 높았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는 적극적인 자기주식 취득에 따른 주주 친화 정책으로 수급이 개선돼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급등한 주가 탓에 차익실현 매물이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30% 떨어진 상태다.
그 밖에 카카오페이(15.64%), 크래프톤(10.86%)도 공매도가 집중됐다. 두 종목은 지난해 대어급 기업공개(IPO) 종목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주식시장 호황이 지속됐던 때라 시장은 기술·성장주에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용인했고 고평가 논란이 일었음에도 카카오페이, 크래프톤은 상장 후 주가가 더 올랐다. 다만 코스피200지수 편입 이후 공매도의 대상이 됐고 현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은 고점에서 각각 74.97%, 57.5% 하락했다.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종목들도 공매도가 몰려 주가가 부진에 빠진 모습이다. 공매도 비중이 24.89%인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1510억원의 이익을 창출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466억원의 적자를 보며 주가가 올해에만 49.2% 떨어졌다. 올해 전체 영업손실 규모는 약 11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넷마블은 그동안 다작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왔지만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속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지속적으로 하향하는 모습도 보인다.
SK바이오팜과 LG디스플레이의 공매도 비중도 각각 21.66%, 12.33%에 달했다. SK바이오팜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각각 772억원, 449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마케팅, 연구개발(R&D) 등 비용 증가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LG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 수요 위축에 따른 출하량 감소, 재고자산 증가에 이익 수준이 급감했다.
그 밖에 업황 둔화의 영향으로 공매도의 먹잇감이 된 종목들도 있다. 한샘과 쌍용C&E는 최근 부동산 거래량 급감 등 위축에 따른 영향으로 공매도 비중이 각각 18.7%, 15.99%에 달했다. 특히 한샘의 주가는 올해 들어 41.9% 급락했다. 중국 시장 매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화장품 업종의 경우에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공매도 비중이 각각 14.7%, 12.53%였다.
과거 기록적인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