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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렇게 2분기 어닝 시즌이 막을 내렸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어닝 시즌의 시작은 한 분기가 끝나고 그 다음 주에 나오는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로 시작해 분기 결산일로부터 45일 또는 회계연도 결산일로부터 90일이 되는 시점에 마감합니다.
보통 개인 투자자들은 실적이 나와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적 발표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4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55조3252억원으로 5.61% 증가했고 순이익은 4조8849억 원으로 3.15% 줄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실적 기사의 형식입니다. 하나씩 해부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의 차이를 볼 텐데요.
기업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한 금액을 매출액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치킨 한 마리를 2만원에 파는 가게에서 하루에 치킨 50마리를 팔았다면 100만원이 일 매출액인 거죠.
그런데 치킨 한 마리를 공짜로 만드는 건 아닙니다. 재료비(원자재비)와 인건비나 매장 임대료, 마케팅비 등 판매관리비용이 들어가는데요. 이 비용을 제외한 마진이 영업이익입니다. 치킨 한 마리당 들어가는 비용을 1만원이라고 하면 일간 영업이익은 50만원이 되겠네요.
당기순이익은 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수익과 비용을 제외하고 실제로 벌어들인 돈입니다. 세금이나 벌금, 정부보조금, 남는 조리도구를 판매한 일회성 이익 등이 영업외 손익에 포함됩니다. 쉽게 말하면 매출액에서 뺄 거 다 빼고 회사가 마지막에 손에 쥐는 돈인 거죠.
실적 기사를 보면 아시다시피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중에서 영업이익이 가장 중요합니다. 매출이 회사의 사업 사이즈를 보여준다면 영업이익은 회사의 사업 경쟁력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같은 기간 매출액 200억원을 올린 A회사와 100억원을 기록한 B회사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사업 규모는 A가 더 크죠. 하지만 이 같은 매출을 올리는 데 A는 200억원의 비용을 썼고, B는 1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면 말은 달라집니다. 이제 영업이익이 왜 중요한 지 아시겠죠.
앞서 HMM이 지난 1~6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는 별도 기준이란 점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는 별도(개별) 기준과 연결 기준, 2가지 방식으로 작성합니다. 별도는 순전히 그 회사만의 실적을 보여줍니다. 연결은 그 회사는 물론, 그 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들의 실적도 합산합니다. 보통 실적을 볼 때는 연결 재무제표를 봅니다. 하지만 연결 재무제표는 자회사가 선전하냐, 부진하냐에 따라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겠죠. 그래서 그 회사의 사업이 현재 잘 되고 있는지를 보고 싶으시다면 별도 기준 재무제표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서로 다른 두 회사를 두고 누가 더 돈을 잘 버는지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강조한 투자 원칙이 하나 있는데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으로 최근 3년 이내 꾸준히 기업에 투자하라는 거죠. ROE는 한 회사가 자기자본을 운용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느냐, 즉 그 회사가 돈을 잘 버는 회사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보조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장사 C에 투자를 할지 말지 고민 중인 투자자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은행 예금에 넣는 것보다 이 회사에 투자하는 게 더 이득 이여야겠죠. 그럴 때 계산할 수 있는 게 ROE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 예금 금리가 2%인데 C의 ROE가 5%라면, 이 회사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인 거죠.
ROE는 회사의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뒤 100을 곱하면 됩니다. C의 자본총계가 1억원, 당기순이익이 2000만원이라고 한다면, 이 회사의 ROE는 20%가 되겠네요. 통상 ROE가 10~20%를 넘어서면 돈을 잘 버는 회사라고 보셔도 됩니다.
여기서 자본총계란 자기자본을 의미합니다. 자기자본은 내 돈, 부채는 남의 돈이고 자기자본과 부채를 합친 것이 자산입니다. 자산은 내 돈과 남의 돈을 모두 더한 것이죠. 두 회사가 똑같은 영업이익을 냈다고 하더라도 자기자본 규모가 다르다면, 자기자본이 적은 회사가 더 효율적인 경영을 했다고 할 수 있겠죠.
영업이익률도 ROE만큼 중요한 지표입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지표로도 손꼽히죠. 영업이익률은 회사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얼마나 나왔느냐를 계산한 것입니다. 매출액이 100억원, 영업이익이 20억원이라면 영업이익률은 20%죠. 매출규모가 20%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이 10% 밖에 늘지 않았다면 영업이익률은 하락하게 됩니다. 이러면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니 주주들은 좋은 실적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영업이익률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변동, 원자재 가격 변동, 판관비 변동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경쟁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영업이익률이 하락합니다. 구조적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면 그 회사의 사업영역이 레드오션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들여다보셔야 합니다.
실적 기사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어닝 서프라이즈'와 '어닝 쇼크'입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예상보다 실적이 좋다, 어닝 쇼크는 예상보다 실적이 나쁘다는 의미입니다. 중요한 건 기준이 무엇이냐 하는 점일 겁니다.
보통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그러니까 올해 2분기 실적을 지난해 2분기 실적과 비교해서 봅니다. 에어컨을 파는 회사, 난로를 파는 회사 처럼 실적에 계절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 분기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어닝 쇼크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적이 작년보다 나빠졌지만 어닝 서프라이즈일 수도 있습니다.
보통 증권사의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어닝 서프라이즈와 어닝 쇼크를 판단합니다. 여러 증권사가 제각각 내놓은 실적 전망치를 평균 내서 만든 숫자가 컨센서스입니다. 동일한 회사라도 컨센서스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전망치를 취합하는 회사마다 증권사의 풀이나 취합하는 기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컨센서스를 언급하는 기사나 리포트에서 '블룸버그 기준', 또는 'Fn가이드 기준'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A라는 회사의 영업이익을 가 증권사는 100억원, 나 증권사는 80억원, 다 증권사는 120억원으로 예상했다고 합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0억원입니다. 실제 A회사의 영업이익이 110억원 정도 나왔으면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또는 '컨센서스를 다소 웃돌았다' 정도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A회사의 영업이익이 전망치 최상단인 120억원보다 더 많은 150억원이 나오면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합니다. 즉 가장 낙관적으로 예상한 증권사의 전망치보다도 실적이 더 잘 나왔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영업이익이 전망치 최하단보다 낮은 50억원쯤 나오면 누가 봐도 어닝 쇼크입니다.
실적 기사에서 가이던스라는 말도 자주 보셨을 겁니다. 회사 측에서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사실 실적보다 가이던스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단순히 실적만을 보시지 말고 컨퍼런스 콜도 한번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상장사들은 홈페이지에 IR 사이트를 별도로 두고 있는데요. 여기서 실시간으로 경영진이 향후 사업계획이나 전망을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컨퍼런스 콜은 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 매니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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