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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한편에서는 1900조원으로 치닫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다른 한편에서는 대출 늘리기에 한창인 금융권의 모습이 대비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중단했던 마이너스 통장(이하 마통) 대출 상품의 신규 신청을 재개했다.
카카오뱅크가 취급하는 마통 대출 상품은 직장인 대상으로 최대 2억원을 빌려준다. 대출 기간은 1년 단위로 가능하며 최장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금리는 최저 연 4.234%부터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마통 대출 상품을 기다리는 고객들의 요청이 많았다"라며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금리 상승기에 고객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마통 대출 한도를 연봉의 1.5~2배 수준으로 이미 확대해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일반 신용대출 상품도 이같이 운영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연봉의 3배 수준, 최대 3억원 한도로 마통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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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업계 2위 OK저축은행은 모바일로 신용대출을 신청하면 한도를 더 주는 '500만원 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최장 120개월 동안 원리금을 나눠 상환할 수 있다. 마케팅 문구에 상환 기간을 '10년' 대신 더 직관적으로 보이도록 '120개월'로 표기한 것도 특징이다.
예컨대 OK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로 3000만원을 최저 금리 연 5.9%(29일 기준)로 받았다고 하자. 이때 해당 대출을 매월 원리금균등상환으로 갚는다면 상환 기간이 1년이면 매월 430만1024원을 부담해야 한다. 만약 상환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하면 매월 원리금 부담은 55만2595원으로 8배가량 낮출 수 있다. 다만, 상환 기간이 길어지면 결과적으로 해당 기간 갚아야 할 원리금 총액은 더 늘어난다.
SBI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상환 기간이 최장 120개월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최대 2억원 한도로 신용대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10위권에 포함되는 페퍼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한투저축은행 역시 모두 120개월 상환 기간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영업 방식은 과거 대부업체들이 활용하던 마케팅 방법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면서도 상환 기간을 늘려 대출을 받는 차주 입장에서 매월 상환 부담이 적은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통상 대출 상환 기간이 길어지면 차주로서는 매월 갚아야하는 원리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비율 규제에서는 대출 한도가 늘면서도 DSR 비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시중은행들이 최장 45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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