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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사진 제공 = 한국투자증권] |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에서 진행한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내놓은 남은 하반기 증시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정책이 예상 대비 완화하는 방향으로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고점을 지났다고 생각하나 물가 하락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 본부장은 "7월 초에 지수가 이미 바닥은 한 번 찍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는 7월 첫날 장중 2300선 무너지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7월 1일 코스피는 장중 2291.49까지 떨어졌는데, 코스피가 장중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2020년 11월 2일 2267.95 이후 1년 8개월 만의 일이다. 이후 코스피는 반등세를 보이며 같은 달 21일 2400선을 회복했고, 이달 9일에는 2500선까지 회복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6월 13일(2504.51) 이후 처음이다.
유 본부장은 최근 코스피가 하락장에서 단기 반등하는 이른바 '베어마켓랠리'를 겪었으나 남은 하반기 주식 매수 타이밍과 관련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을 당부했다.
유 본부장은 "7월 초부터 최근까지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가 상승분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경계감을 낮추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내내 FOMC를 앞두고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온 만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국내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연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75bp 인상)을 밟은 바 있다. 다음달 20~21일로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 금리를 또 한번 자이언트 스텝이 나올 지 아니면 50bp 인상에서 그칠 지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코스피 예상 밴드는 2200~2660선이다.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배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유 본부장은 투자 전략과 관련해 올해 3분기 실적이 성장세를 보일 업종으로 자동차와 운송 두 섹터를 뽑았다.
그는 "운송은 실적이 계속 좋은 상황"이라며 "운임이 떨어졌어도 굉장히 높은 수준 유지하고 있고, 해상운송 분야 등에서 '보틀넥(bottleneck·병목)'이 걸리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자동차 분야에 대해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사이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됐는데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대응을 잘 했다"며 "전세계 자동차 시장 자체가 수요보다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서 누가 더 생산을 잘 하냐의 문제인데 국내 완성차 업체가 부품 확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공급도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부터 상장사의 실적 둔화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유 본부장은 실적 둔화가 나타날 업종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IT 업종을 꼽았다.
그는 "PC, TV와 같은 제품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관련 부품들의 수요도 적어진 상황"이라며 "한전으로 대표되는 유틸리티 섹터의 경우에도 원자재 가격이 전기료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유 본부장은 내년 경기가 더 안좋을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미국 기준금리 정책이 내년 초 고점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 정책 자체가 지금 예상으로는 내년 초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고점 형성할 것 같고, 내년 하반기가 되면 하락 인하 사이클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초 그런 움직임 예상된다고 하면 주식시장은 이를 선반영 해서 회복하는 모습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