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데이터로 본 휴가지도 ◆
코로나19 기간에 국내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숙박예약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고 소위 '고급 숙소'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숙박예약 플랫폼은 저렴한 숙소를 찾는 20대가 많이 이용했는데 최근 3년 새 30~50대 가족 단위 고객이 주력으로 떠오른 것도 데이터로 확인됐다.
28일 매일경제신문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국내 대표 숙박예약 플랫폼 6곳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숙박예약 플랫폼 이용건수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용금액은 131.4%나 늘었고 건당 이용금액도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들이 더 비싼 국내 숙소를 더 자주 예약했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을 갈 수 없다 보니 국내 여행을 계획했고 비행기값 대신 숙소비에 투자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장(상무)은 이에 대해 "'해외 여행도 못 가는데 국내 숙소에 돈 좀 더 쓰자'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위생적이고 안전한 숙박시설을 찾다 보니 고급 숙소의 인기가 올라간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증가하자 시장 논리에 따라 국내 숙소 가격이 올랐고 특히 올해는 물가 상승으로 이용 요금이 인상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장 소장은 분석했다.
같은 기간 숙박예약 플랫폼도 급성장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숙소를 선호하는 중장년 고객의 지갑이 열린 영향이 크다. 2019년 1~7월 57.2%에 달하던 20대 고객 이용 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40.9%로 16.3%포인트나 줄었다. 대신 26.7%였던 30대 고객 비중이 33.8%로 높아졌고 40대 고객도 11.4%에서 16.8%로 5.4%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대 고객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숙박예약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던 중장년 고객이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소 분석이다.
실제로 2019년 대비 올해 연령별 이용건수 증가율을 보면 30대가 97.7%, 40대 129.4%, 50대 185.5%, 60대는 204.6%나 됐다. 반면 20대 고객 증가율은 11.7%에 그쳤다. 다만 50·60대는 기존 고객 모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경향도 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숙박예약 건당 이용금액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했다. 20대가 8만7200원, 30대는 10만5000원으로 적었는데 40~60대 고객의 건당 결제액은 13만원에 육박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크고 쾌적한 숙소를 찾으면서 숙박비가 올라간 것이다. 이에 반해 20대는 나 홀로 여행이나 커플 여행 등 소수인 사례가 많고 상대적으로 숙소 선택권이 다양해 이른바 '가성비'를 따질 수 있다 보니
이 같은 경향은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까지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한동안 국내 여행 붐과 고급 숙소 선호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해외 여행길이 일부 열리기는 했지만 성수기에 항공편 부족이 겹쳐 비용이 크게 상승했고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여전히 해외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 때문이다.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