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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인덱스와 같은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은 무척이나 높다. 일반적으로 알트코인의 가격은 비트코인의 가격을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폭락 직후에는 조금 다른 흐름을 보인다. 비트코인의 가격만 상승하고 알트코인은 잠자코 있는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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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먼저 비트코인의 점유율을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지난해 1월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5월부터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의미한 점유율의 반등은 없다. 이 말은 여전히 하락이 진행 중이라는 얘기일 수 있다. 또 여전히 저점이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상에서의 거래 데이터인 '온체인데이터(On-chain data)'를 활용하면 비트코인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코인 거래소에서만 거래하는 개미들과 달리 고래들은 블록체인을 직접 활용한 거래를 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온체인데이터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의 실현 가격은 2만1600달러다.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인 2만1300달러보다 다소 높다. 이는 현재 비트코인이 축적 단계라는 걸 나타낸다. 실현 가격은 실현 시가총액을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으로 나눈 값이다.
실현 시가총액은 각 비트코인이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상에서 움직였던 시점의 가격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이다. 블록체인상에서 거래가 진행된 비트코인의 가격이라는 의미다. 코인마다 저장해둔 가치의 합으로 볼 수 있다. 네트워크의 가치로 평가한 시가총액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19년 2월에도 상승장 직전에 비트코인은 실현 가격 이하로 내려갔다. 코로나19로 급락했던 2020년 3월에도 그렇다. 이때마다 비트코인은 저점을 기록했다. 지금이 최저점이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 중장기적으론 항상 이 가격대에서 저점이 나왔다.
다만 최근에는 일각에서 비트코인이 이제는 이전 같은 점유율과 시장 지배력을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5월 미국 FTX 거래소의 브렛 해리슨 회장은 지분증명(PoS) 시스템을 사용하는 코인이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가상화폐에서 비트코인의 지배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PoS는 비트코인과 달리 채굴이 필요하지 않은 방식이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전체 시장 점유율 중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더리움을 필두로 한 PoS 코인들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 투자 자산으로만 머물렀던 블록체인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생기면서 새로운 가치를 갖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웹3.0이 주목받고 있다.
웹3.0은 블록체인이 떠오르면서 개념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새로운 인터넷이다. 지금의 인터넷환경(웹2.0)에선 인터넷 세상을 플랫폼이 통제한다. 반면 웹3.0은 사용자가 정보의 소유권을 갖는다. 데이터 자체가 블록체인에 저장되고. 모두가 분산 저장된 데이터를 나눠 가지면서, 기존의 웹2.0처럼 네이버나 구글이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데이터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인터넷이 나오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하락장에서는 비트코인도 좋지만 이더리움과 같은 네트워크 능력이 좋은 코인을 사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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