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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NH투자증권 광화문금융센터 PB2센터 전문위원은 "채권 투자를 통해 5% 남짓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지난 몇 년 동안은 의미 없어 보였지만, 올해 들어 자산시장이 모두 침체에 빠져들면서 채권 관련 상품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문위원은 "과거에는 기관이나 초고액 자산가들에 한해서만 채권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요즘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단히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국민 전반의 금융 지식이 높아진 덕에 개미투자자의 매입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채권을 10조원어치 순매수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개인이 채권을 순매수한 금액이 4조5675억원이었는데, 올해에는 9개월여 만에 2배를 웃도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에 몰리는 것은 금리 인상이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채권 금리가 추가로 급등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김노근 신한은행 신한PWM PIB센터장은 "금리가 정점은 아니더라도 어깨 수준에는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기업 채권을 매입하려는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다. 향후 금리가 하락했을 때 매매 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기예금은 중간에 해약하면 손해를 보는데, 채권투자는 정기예금과 비슷한 효과를 누리면서도 자금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내리면 매도해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채권은 발행 주체인 국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들의 투자 심리가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지금과 같은 고금리가 한동안 유지될 것을 감안하면 채권의 인기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권발행자, 채권운용역, 중개인, 채권 관련 애널리스트 등 채권 전문가 100명 중 91명(91%)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응답자 가운데 동결을 전망한 비중은 3%에 불과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시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 긴축 기조,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한 우려 등을 기준금리 인상의 이유로 꼽았다.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수요를 감안해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열기가 뜨겁다. 최근 들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SG종합채권(A-이상)액티브' 'KODEX 국고채 30년 액티브'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단기채권알파액티브' 'KINDEX 미국달러채권액티브' ETF 등이 동시에 출시됐다.
[문재용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