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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은행] |
당장 경제성장을 우려하기 보다는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유지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전망하는) 성장경로에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물가 수준이 높은 수준이 지속된다고 하면 지속성을 빨리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로 하는 게 국민경제에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5%에서 5.2%로 5%대로 대폭 높여 잡았다. 5%대 물가 전망치는 1998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2~3%가 되면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큰 변화가 없지만 물가가 4% 이상으로 올라가면 기대인플레이션 심리가 올라가게 되고 물가를 잡기 어려워진다"며 물가를 잡지 못하면 성장도 어렵다고 했다.
물가가 올라가면 경제주체의 실질 소득이 떨어지고 취약계층, 특히 생필품 지출이 많은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국민경제 후생을 위해 물가를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물가가 당분간 5% 이상 높은 수준이 유지된다면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중간 정도로 보는데 중립금리 상단으로 들어가 물가를 꺾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수준을 말한다.
이 총재는 이같이 설명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 당분간 0.25%포인트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2.75∼3.0%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대해서는 지난달과 동일하게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7명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현재의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날 결정으로 한은 금통위는 사상 첫 4회(4월, 5월, 7월, 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기록도 남겼다.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이 총재는 "현 경제 상황이 지난 7월 예상했던 국내 물가, 성장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제시했던 바와 같이 0.25%포인트씩 점진적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 예고 지침)가 아직 유효하다"며 "당분간 0.25%포인트씩 인상하겠다는 것이 기조"라고 확인했다.
다만, 지난 7월 사상 처음 단행했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불확실성이 크고 이 외에도 대외적으로 중국 성장률 둔화, 국제 에너지 가격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기 때문이라고 이 총재는 부연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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