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사 실적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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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재고자산 총액은 사상 처음 5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보다 10조7078억원(25.8%) 늘어난 52조922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반도체의 DS부문과 휴대폰 등을 판매하는 DX부문에서 5조원씩 재고자산이 증가했다. 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반도체를 비롯해 TV, 휴대폰, 가전 등은 대부분 올해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에 재고자산이 전년 대비 33.2%나 증가했다. 내부적으로 가격 안정 등을 위해 재고 조정에 들어갔다고 설명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증가폭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재고자산 증가가 눈에 띈다. 업계 1위인 LG화학은 작년 말 8조2835억원이었던 재고자산이 상반기 말 11조2397억원으로 35.7%나 늘었다. 이 밖에 롯데케미칼(11.8%), 한화솔루션(33.2%), 금호석유화학(19%) 등도 재고자산이 증가했다.
주요 수출시장에서 수요가 점차 줄어들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어 배터리 업체에 납품하기 위해 미리 생산을 늘려놓은 것이 재고자산이 증가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해명했다.
배터리 업체의 재고자산 증가폭도 눈길을 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말 재고자산이 6조2756억원으로 작년 말(3조8958억원) 대비 61.1%나 폭증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같은 기간 4.0회에서 3.1회로 떨어졌다. SK온과 삼성SDI 역시 같은 기간 재고자산이 각각 49.8%, 35% 급증했다. 재고자산이 증가한 이유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꼽힌다. 배터리 원재료값이 상승하다 보니 상반기에 미리 구매에 나섰고, 실제로 원재료값이 상승해 금액으로 환산한 재고자산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철강사도 상반기까지 호황이 이어지면서 재고자산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를 보면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이 8조5948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2.7% 증가했다.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22.8% 확대됐다.
자동차업계도 재고자산 총액이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6월 말 재고자산이 13조6580억원으로 작년 말(11조6456억원)보다 1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재고자산 총액도 7조876억원에서 8조2653억원으로 16.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 역시 지난해 말보다 16.5% 증가한 4조9807억원, 만도의 재고자산은 16.3% 증가한 632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의 재고자산이 늘어난 주요 배경은 전 세계 공급망
[이승훈 기자 / 이유섭 기자 / 우제윤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