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BBBY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7일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 상위 8위 종목이었다. 8월 들어 급등한 BBBY 등 밈주식 열풍에 국내 서학개미도 올라탄 것으로 보인다. 17일 BBBY는 전 거래일보다 약 11.77% 오르며 23.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종가(5.03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358%나 상승했다. BBBY 주가가 오른 것은 '숏 스퀴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숏 스퀴즈란 공매도 투자자들이 기업 주가가 상승할 때 손실을 줄이거나 숏 커버링(계약 이행에 필요한 실물 확보)에 나서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현상을 뜻한다.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숏 스퀴즈까지 나타나면 주가는 더 급등할 수밖에 없다.
BBBY 주가는 앞서 16일에도 급등한 바 있다. 다른 밈주식인 게임스톱의 라이언 코언 회장이 BBBY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하지만 다음 날 코언 회장은 BBBY 주식 전체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본인 투자사인 RC벤처스를 통해 밝혔다.
이 영향으로 장 마감 후 BBBY 주가는 한때 18% 넘게 폭락했다.
월가 전문가들도 이 같은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수전 앤더슨 비라일리 연구원은 BBBY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앤더슨 연구원은 "현재 BBBY 밸류에이션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BBBY의 현금 흐름 등 유동성이 줄어든 상태에서 당장 갚아야 할 돈까지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투자"라고 지적했다.
최근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BBBY가 보유한 현금은 약 1억800만달러지만 유동부채(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는 3억3500만달러에 달한다. 이에 대해 제이슨 하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은 "만약 BBBY에 납품하는 벤더들이 물건 가격을 더 빨리 달라고 한다면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서니 추쿰바 루프캐피털 연구원은 아예 BBBY에 대해 목표주가 1달러를 제시했다. 그는 "BBBY와 관련된 최근 몇 주간의 소식은 매우 부정적이었다"며 "단기적인 밈주식 열풍에 의해 BBBY 주가가 오른 것으로 주가를 상승시킬 만한 요인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저스틴 클레버 베어드 연구원도 최근 BBBY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클레버 연구원은 "최근 BBBY의 주가 상승은 펀더멘털엔 전혀 관심 없는 투자자들에 의한 것"이라며 "현재 거시경제 환경이나 유통 업계의 어려움을 생각했을 때 BBBY의 경영 환경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BBBY가 가장 큰 주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8월에 다른 밈주식도 함께 상승세를 보였다. 게임스톱은 8월 들어 주가가 19.14% 올랐고 AMC는 46.
매트 미스킨 존행콕 전략가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밈주식 투자는 결국 도박과 같고 땀 흘려 번 돈을 쓰기에 매우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며 "현금 흐름도, 재무상태도 좋아 장기 투자에 적합한 기업이 충분히 많은데 밈주식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