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지표 부진과 유럽 에너지 대란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뉴욕증시가 상승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명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 내역을 공개해 시장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빅 쇼트' 실제 주인공이자 공매도 투자자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에 주목했다. 최근 상승장이 애플을 비롯한 이른 바 '빅테크' 주가 반등에 힘 입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 `공매도 귀재` 마이클 버리(왼쪽)와 `투자 귀재` 워런 버핏
15일(이하 현지시간)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2분기(4~6월) 주요 투자 내역 신고를 통해 애플(AAPL)과 쉐브런(CVX), 옥시덴털페트롤리엄(OXY), 액티비전 블리자드(ATVI)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애플은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인데, 2분기 동안 버크셔 측은 애플 주식을 400만주 추가 매수했다. 이밖에 석유 대기업 쉐브런과 셰일 대기업 옥시덴털 주식도 각각 240만주, 2200만주 추가로 사들였다. 특히 버크셔는 6월말 기준 추가 매수를 통해 옥시덴털 지분의 20%에 해당하는 1억8800만 주를 보유하게 됐다. 한편 버크셔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하기로 한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 역시 올해 2분기 동안 400만주 더 사들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월 말 블리자드 1주식당 95달러를 주고 회사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대형 미디어업체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과 금융사 앨리 파이낸셜(ALLY) 주식도 더 사들였다.
반면 버크셔는 같은 기간 식품 유통업체 크로거(KR)와 금융사 US뱅코프 주식을 각각 500만주, 600만주 매도했다. 부동산투자신탁사인 스토어 캐피탈(STOR) 주식도 800만주 내다 팔았다.
↑ 애플 주가 연중 흐름
한편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캐피탈도 15일 당국 신고를 통해 올해 2분기 주요 투자 변동 사항을 공개했다. 앞서 사이언은 애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을 보유해왔지만 2분기 들어 이를 청산했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버핏은 애플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추가 매수했고, 버리 역시 최소한 앞으로 애플 주가가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6월 말 이후 이달 15일까지를 기준으로 애플 주가는 26.67% 올라섰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15일 기준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제시한 증시 전문가 42명 중 32명이 매수(비중 확대) 의견을 내고 있다. 중립은 8명, 매도(비중 축소)는 2명이다. 이들이 제시한 애플 12개월 목표 주가는 1주당 136~200달러(평균 181.18달러)다. 평균치를 기준으로 5%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는 셈이다.
한편 사이언은 메타(META)와 알파벳(GOOG),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BMY) 등 11개
종목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롱 포지션 역시 청산했다고 밝혔다.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기업 주가의 하반기 전망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사이언은 롱 포지션의 경우 6월 말 기준 '사설 교도소 기업' 지오 그룹(GEO)만 추가했다고 밝혔다.
[뉴욕 = 김인오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