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은행의 창구 직원 부족과 영업시간 단축으로 일부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평일 낮 성북구 모 시중은행 영업점을 찾은 고객 수십 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유신 기자] |
최근 평일 점심 시간, 서울 성북구 주거밀집지역에 위치한 A은행 영업점은 순번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업점 내 대기 의자에는 고객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고, 자리를 찾지 못한 고객은 빈 공간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대기표를 뽑고 순번을 기다리는 인원수는 30명인데 개인고객 응대 창구 4개 중 2개만 가동 중이었다. 직원 한 명은 휴가 중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점심 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한 고객은 "사람이 이렇게 기다리는데, 다른 직원이라도 와서 창구를 더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언성을 높였다.
최근 시중은행 일부 영업점에서 창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
이처럼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는 반면 고령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의 은행 점포는 오히려 고객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70대 이상 고령층의 모바일뱅킹 이용 비율은 8.9%에 불과하다. 또 고령층 중 절반 이상(53.8%)은 창구를 통한 현금 인출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이날 영업점을 찾은 한 고령층 고객은 직원에게 5만원권을 1만원권으로 바꿔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확진된 직원이 늘어난 것도 영업점이 붐비는 요인 중 하나다. 이날 고객들의 항의를 받은 A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인근 지점 직원 일부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지점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우리 지점으로 고객이 더 몰려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고 해명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는데도 은행들이 단축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 역시 소비자 불만 요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은행 점포 영업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됐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은행의 단축 영업은 지속되고 있다. 작년 10월 금융노조가 단체협약에서 방역 지침이 해제되더라도 교섭을 통해서만 영업시간 단축을 조정하도록 한 뒤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지만 금융노조는 임금 6.1% 인상과 주 35시간 근무를 요구하며 총파업 카드를 들고나왔다. 금융노조는 오는 19일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고객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력이 부족한 영업점에 본점 직원을 파견 형식으로 보내 지원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비슷한 지역에 위치한 영업점 4~5곳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관리하며 인력이 부족한 지점에 대해 지원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젊은 층과 직장인이 밀집한 도심 내 영업점은 오히려 방문 고객이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