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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2% 하락한 6만원에 마감했다. 오전 장중엔 5만96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5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5일 이후 17거래일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투자자들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약 2290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5% 하락한 9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8만6000~10만원 박스권을 형성한 후 좀처럼 상향 돌파를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장중 다시 5만전자로 떨어지고 SK하이닉스 주가도 부진했던 것은 엔비디아가 부진한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예고한 영향이 컸다.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이 당초 제시한 가이던스(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게임 사업 부문 매출액은 게임 수요 감소, 중고 물량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33%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 역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액은 38억100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 대비 약 5% 하회했다.
견고한 수요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던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 또한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향후 경기 침체에 따른 IT 수요 감소 우려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반도체 종목의 주가 하단을 지탱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실적 부진 우려에 8일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3% 하락했다. 대만의 TSMC 또한 2.04% 떨어졌고 AMD와 퀄컴도 각각 2.19%, 1.6% 하락했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61% 떨어졌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인식한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사이클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주가에 악재인 점은 현재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현물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7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로 전월 대비 14% 떨어졌다.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또한 4.49달러로 전월보다 3.8% 떨어졌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수요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은 자연스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IT 수요 부진으로 인해 메모리 재고 부담이 올해 안에 소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판가가 떨어진 경우 전 사업 부문의 감익 흐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 추정치 대비 7.2%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