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처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달아 고금리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일부 CB의 만기 이자율이 최고 7%에 달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켜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5일까지 CB 발행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 중 만기 이자율이 5%가 넘는 상장사는 5곳에 달한다. 작년만 해도 시장 호황에 이자 지급 없이 주식 전환 권리만 붙여도 CB를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레이저 장비 제조업체 엘아이에스는 지난달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표면 이자율 4%, 만기 이자율 7%에 100억원의 CB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엘아이에스는 운영자금 부족으로 대출금, 이자 등 총 40억5230만원의 대출원리금 연체가 발생했다고 지난달 1일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12.34%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달 4일에는 수원지방법원이 엘아이에스의 채권자인 엘피오네로가 제기한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재산 보전 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 결정일까지 엘아이에스의 주권 매매가 정지됐다. 코스피 상장사 3곳도 자금난에 고금리 CB 발행 계획을 잇달아 내놨다.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에어부산은 채무 상환을 위해 표면 이자율 5.9%, 만기 이자율 6.7%에 100억원 CB 발행 계획을 지난달 공시했다. 씨아이테크, 한창도 만기 이자율 5%에 운영자금 목적의 CB 발행 계획을 내놨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스닥 상장사의 CB는 제로금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코스닥 시장이 부진에 빠지자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더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CB 조기 상환을 요구하는 것도 코스닥 상장사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