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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거래소가 7월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이 큰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8개는 6월 말에 비해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생각하고 주식을 샀는데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서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종목별로 보면 7월부터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비중이 20.2%로 코스피에서 가장 높았던 SK바이오팜은 이 기간에 주가가 3.5% 올랐다. 공매도 비중이 18.4%인 메리츠금융지주는 7월 들어 주가가 8.3% 뛰어올랐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공매도 비중 17.8%)은 주가가 1.9% 하락했다.
쿠쿠홈시스(16.9%)는 이 기간에 주가가 8% 올랐고, LG디스플레이(16.2%) 역시 10%라는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외 휠라홀딩스와 넷마블은 주가가 각각 5%, 3.9% 올랐고, 현대해상과 카카오뱅크는 8%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공매도 비중이 15%대다. 반면 롯데쇼핑(14.7%)은 주가가 8.2% 하락했다.
공매도 평균가(종목별 공매도 거래대금/공매도 거래량)를 활용해 추산한 이들 종목의 수익률 역시 저조한 흐름을 보였다. 예를 들면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공매도 평균가가 2만5629원인데 지난 4일 종가는 2만8000원이었다. 공매도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 평균가에 팔고 최근 종가로 사서 갚았다고 가정하면 이 투자자는 주당 2371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이 경우 주당 수익률은 -9.3%가 된다. 위에서 언급한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9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나왔고, 10개 평균 수익률은 -3.9%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6월 말 대비 6.0% 상승한 코스피 수익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에 지난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코스피에서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3641억원으로 올해 들어 처음 4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일평균(4759억원)보다 23.5% 떨어졌고, 올해 1월 일평균(5752억원)보다 36.7% 하락했다. 투자자별로 지난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에서 외국인은 2689억원(73.9%), 기관은 836억원(23%), 개인은 116억원(3.1%)을 차지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이미 많이 빠져 있다고 생각하면 새로 공매도할 유인이 줄어든다"며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대형 이벤트들이 지나가면서 시장이 반등한 것도 공매도 규모 감소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 전략으로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이 주목받기도 한다.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은 주가가 반등할 때 공매도 주체들이 서둘러 숏커버해야 하므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시장을 괴롭혔던 인플레이션·금리 이슈가 진정되면서 누적 공매도 비율이 높고 주당순이익(EPS)이 상향하고 있는 종목에
금융당국은 지난달 28일 공매도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공매도 비율이 30%를 넘는 종목은 주가 하락률이 3%만 넘더라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해 하루간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단기간 주가 하락 폭이 큰 종목의 주가 하락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