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세달 전 쯤 시장에는 '8월 전세대란설'이 파다했다. 임대차 2법 시행이 2년을 맞게되는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이미 행사된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전세값이 크게 뛸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이같은 예측은 빗나갔다. 시장은 전세 대란은 커녕 전세 매물이 쌓이고 전셋값도 뚝뚝 떨어지고있다.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인상 여파다. 기준 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 금리가 치솟자 전세 대신 월세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3% 하락했고, 수도권 전셋값은 0.07% 떨어졌다. 경기(-0.08%)와 인천(-0.11%)은 지난주보다 낙폭이 0.01%포인트 확대됐다. 일부 신규 입주아파트에서는 전세수요 급감에 따른 입주대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당초 전세대란 우려가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 2년이 되는 시점에 집주인들이 계약갱신권 사용이 만료된 전세매물의 임대료 4년치를 한꺼번에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계약 시기가 분산돼있어 한번에 전세수요가 몰리지않은데다 금리상승으로 월세 선호 경향이 커졌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연 6%를 넘어섰고, 조만간 연7%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은 서울이 4.7% 선이다. 전세대출을 받아 은행에 이자를 내느니 월세를 내는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폭발적인 전세대란은 피했지만 그렇다고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2년전보다 큰폭으로 오른 전세가격의 일부나 전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방식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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