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이번주 중반 들어서 주초 이틀 간 하락 장을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올랐다. 미국 7월 서비스업지수가 바닥을 쳤다는 지표가 나오고 모더나 등 실적 호조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6.33포인트(1.29%) 상승한 32,812.5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98포인트(1.56%) 상승한 4,155.1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19.40포인트(2.59%) 상승한 12,668.16으로 마감했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서비스업 지수가 반등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PMI)는 56.7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5.3)보다 1.4포인트 높은 수준이고,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54)보다도 2.7포인트 높았다. 지난 6월 서비스업 PMI가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번에 바닥은 쳤다는 관측이다.
결국 ISM의 서비스업 PMI는 26개월 연속 50 이상을 유지하며 확장세를 이어갔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상회하면 경기가 확장, 하회하면 위축 국면을 뜻한다.
아울러 모더나 등 테크주의 실적 호조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바이오기업 모더나 주가는 이날 무려 15.97% 뛰었다. 이날 모더나가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 성장한 4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41억달러)를 상회했다. 2분기 주당 순이익은 5.24달러로 전망치(4.55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2분기 순이익은 22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했다.
페이팔은 전날 실적 호조 외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페이팔 지분 약 20억달러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9.25% 상승했다.
이날 증시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에너지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상승세를 나타냈다.
애플(3.83%), 마이크로소프트(2.73%), 구글(2.48%) ,아마존(4.00%), 테슬라(2.27%), 메타(5.38%) 등이 모두 상승했다.
하지만 엑손모빌(-3.24%), 쉐브론(-2.38%) 등은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소폭 증산 소식에도 미국 원유 재고가 늘었다는 소식에 6개월 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6달러(4%) 하락한 배럴당 90.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 2월 10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OPEC+(산유국 협의체)는 이날 열린 정례 산유국 회의에서 9월 원유 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7~8월 증산량인 하루 64만8000 배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가는 OPEC+의 증산 규모 축소에 한때 2% 이상 올랐으나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시장 예상보다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전망해서 주목을 끌었다.
그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가 3.75∼4%에 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금리가 2.25∼2.5%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총 1.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고 남은 2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3.25∼3.5%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 윤원섭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