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주요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서는 에너지주들이 빠진 가운데 전체 주가도 하락으로 전환했다.
1일(이하 미국동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73달러(4.8%) 하락한 배럴당 93.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 25일 이후 최저치다.
국제유가 하락은 중국과 미국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S&P글로벌에 따르면 7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를 기록해 전달(51.7)보다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월 제조업 PMI는 49를 기록해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로 돌아섰음을 시사한다. PMI는 50 보다 높으면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고 50보다 작으면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2.2로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미국 제조업 PMI도 52.8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에너지주가 가장 크게 하락한 가운데 전체 지수들도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코로나 발발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이달은 소폭 하락으로 출발한 셈이다.
다우는 0.14% 하락해 32,798.40으로 마감했다. S&P는 0.28% 하락해 4,118.31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18% 하락해 12,368.98로 마무리했다.
이날은 반도체와 유통주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하락 마감했다.
우선 유가 하락으로 인해 정유사인 엑손모빌과 쉐브론이 2.51%, 2.00%씩 하락했다.
반도체주인 엔비디아와 AMD 는 각각 1.53%, 2.45% 상승했다. 유통주 대장격인 월마트와 타겟은 0.37%, 1.33%씩 상승했다.
빅테크들은 지난달 상승에 대한 부담과 부진한 실적에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0.97%, 구글 0.99%, 애플 0.61%씩 빠졌다.
특히 구글의 경우 최근 주춤한 성장세에 위기감을 느끼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생산성과 집중력 향상 주문에 나섰다.
CNBC에 따르면, 순다이 피차르 구글 CEO는 지난달 27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우리의 전체 생산성이 직원 수에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는 우려가 있다"며 "미션과 제품, 소비자에 더욱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피차르 CEO의 이런 언급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다음 날 나왔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앞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알파벳은 2분기 696억9000만달러 매출액과 160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2.6%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3.6% 감소했다. 매출액과 순이익은 월가의 전망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뉴욕 = 윤원섭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