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매일경제가 각 사의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개사의 지난 2분기 현금 순유출액은 4조9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순유입액 15조800억원 대비 19조9800억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간 현금흐름이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은 현금흐름이 줄어들었다. 1분기에는 지급하지 않았던 차입금이 7조원가량 발생했음을 고려해도 13조원가량 현금이 순유출된 것이다.
기업의 현금흐름은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익이 늘었더라도 팔리지 않은 상품(재고)이나 수금하지 못한 거래대금(매출채권)이 늘어났다면 현금흐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부채를 상환하거나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능력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코스피 대형주들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부도날 위험은 낮지만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기업들은 향후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경영 실적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주식 투자자들도 이 지표를 중시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기업의 이자비용을 증가시키고 경기가 침체되면 영업이익을 통한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기업은 저마다 우수한 과거 실적을 바탕으로 영업 현금흐름 창출력을 제고하며 이를 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금흐름 감소는 기업들이 차입금을 줄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시총 상위 5개사의 지난 2분기 재무활동 현금 순유출은 3조45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순유입액이 10조8700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13조원 이상 감소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에는 차입금의 증감이나 배당금 지급액 등이 포함된다. 기업들이 금리 인상기 이자비용 등을 우려해 빚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기간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10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빚을 내지 않는 대신 투자 금액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개사는 24조8100억원을 설비투자 등에 지출했지만 지난 2분기에는 투자 규모가 23조원으로 줄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투자를 각각 2조8800억원, 9600억원 늘렸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투자금을 줄였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들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은 지난 1분기 16조3700억원에서 2분기 17조180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이는 삼성전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0조4500억원에서 14조1400억원으로 40% 가까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5조1600억원에서 4조5900억원으로 11% 가까이 현금흐름이 하락했고 다른 기업들은 적자 전환됐다. 영업을 해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지출한 현금이 많았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분기 대비 매출은 증가했으나 중국 코로나19 록다운 및 글로벌 물류대란 영향, 원가 상승분의 판가 인상 적용 시점 차이로 인해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피 시총 상위 5개사는 지난 2분기 배당금으로 7조1230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동기 17조2490억원 대비 59% 감소한 규모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