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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로 중에서도 한강대교 북단부터 신용산역에 이르는 지역은 중대형 평형을 갖춘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가 다수 들어서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 대우건설의 '용산 푸르지오써밋', 가장 최근에 들어선 효성의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등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고층 주상복합을 건설했다. 적게는 300가구에서 많게는 1000가구 이상에 이르는 등 규모도 다양하다.
김세원 내외주건 상무는 "용산 정비창 개발로 가장 주목받게 될 지역은 신용산역 주변 주상복합 타운"이라며 "이곳은 정비창 개발 지연에 따라 생활 인프라의 질적 성장이 장기간 정체돼 있던 지역인데 개발 추진에 따라 변화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국제업무지구 개발로 용산 전역이 큰 호재를 맞이했지만 그중에서도 한강대로 인근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왼쪽엔 국제업무지구, 오른쪽엔 용산공원 조성으로 이 일대에 들어서 있는 주상복합 단지들은 가격대가 크게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강대로에서 이촌로와 서빙고로를 통해 동쪽으로 이어지는 동부이촌동은 서울의 전통 부촌으로 여겨지던 곳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부자들을 겨냥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는데 대저택이라는 뜻의 '맨션'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들이 다수다. 한강맨션, 장미맨션, 노들맨션 등이 대표적이다. 시간이 흘러 정비사업 허용 연한을 채운 단지가 등장하면서 재건축 및 리모델링 열풍과 함께 한강변 입지까지 더해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용산국제업무지구라는 호재까지 겹쳐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박준표 포애드원 본부장은 "한강이 전면에 위치한 동부이촌동은 재건축 이슈도 많은 데다 용산공원의 녹지축을 전부 끼고 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배후 명품 주거지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한남동 수준의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지영 더피알 이사도 "이촌동은 서울의 핵심 도로 중 하나인 강변북로를 끼고 있고, 4호선·경의중앙선·KTX·1호선이 지나는 용산역이 인접해 교통도 우수하다"며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 리모델링 이후에는 최고 부촌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빌라, 다가구, 상가 등의 재개발이 추진되던 용산정비창전면구역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비창 용지와 딱 붙어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국제업무지구가 개발되면 서울의 최고 랜드마크가 된다는 점 자체가 가장 중요한 상징성"이라며 "가장 인접한 용산정비창전면1·2·3구역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유망해질 아파트 단지로는 '한강맨션'이 꼽혔다. 이곳은 1971년 입주가 이뤄진 용산의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단지다. 660가구 규모인 한강맨션은 올해 초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서울시에서 인가를 받은 최고 35층 설계안과는 별개로 추후 규제가 풀리는 것을 전제로 한 '68층 설계안'을 제시했다.
김세원 상무는 "중대형 평형 위주 대규모 단지인 데다 한강변 층수 규제 해제가 이뤄지면 초고층 신축 단지로서 이 일대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지영 이사도 "용산 재건축 단지 가운데 대장주로 시공사인 GS건설이 최고 68층까지 짓는 설계안을 제안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현재 용적률이 101%이고 가구당 대지 지분율도 높아 사업성이 우수하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라고 밝혔다.
한강맨션은 최근 가구당 평균 약 7억7700만원에 달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을 통보받은 바 있다. 역대 최고 금액이지만 조합 측은 입주까지 5년가량 남아 있어 향후 주택 가격을 예측할 수 없고, 68층으로 설계가 변경되면 다시 책정을 요청할 예정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 단지 전용면적 101㎡는 지난 5월 40억원에 매매가 이뤄지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 26억5000만~27억원에 매매가 이뤄진 것보다 12억원 넘게 가격이 올랐다.
서부이촌동 단지들 역시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동부이촌동에 비해 단지 숫자가 적고 조성 시기는 늦지만 입지 자체는 국제업무지구와 더 가깝다는 점이 기대감을 키운다. 박준표 본부장은 "정비창 동쪽 지역은 주상복합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가격이 이미 높게 형성됐다"며 "서부지역 아파트들이 재평가를 받을 기회"라고 밝혔다. 김제경 소장은 "한강로 라인에 위치한 아파트 모두 긍정적일 것"이라며 "이 가운데 '대장'을 꼽으라면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주거시설 투자 역시 용산 대부분 지역이 이번 개발 구상에 호재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지역에 따라 섣불리 투자를 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제경 소장은 "개발이 완성됐을 때 이야기지만 (정비창) 근처 오피스 시설에는 악재일 수 있다. 여의도에서 IFC, 파크원을 지었다가 공실이 오래간 바 있다"며 "초고층보다는 이면에 위치한 꼬마빌딩, 저층 건물은 괜찮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장재현 이사는 "용산역 일대에는 대형 건물이 들어설 예정인 만큼 꼬마빌딩 같은 물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각지 주변과 이태원역 주변 등 일대 작은 사무실이나 오피스들이 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효로3가 일대도 눈여겨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노지영 이사는 "원효로3가는 비교적 주목도가 덜하지면 역시 용산정비창 개발에 곧장 인접한 수혜 지역"이라며 "용산과 여의도를 잇는 원효대교가 이어져 양쪽의 개발 수혜를 동시에 받는 지역인 데다 일대가 노후화돼 개발 압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제업무지구와 거리는 다소 멀지만 한남뉴타운에 끼칠 영향 역시 관심이 쏠린다. 이는 신사역에서 용산역까지 연장될 신분당선 노선 중 보광역 신설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용산 개발은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서편에 국제업무지구, 동편에 한남뉴타운이라는 양축이 이끌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넓게 보면 국제업무지구 개발은 한남뉴타운의 가치 상승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남뉴타운을 지나 용산역까지 연결되는 신분당선 연장선 중 확정된 동빙고역은 한남뉴타운 서쪽 끝에 위치하는데 용산구가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 보광역은 한남뉴타운 한가운데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에 국제업무지구와 접근성을 확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산공원과 남산 사이에 위치한 후암동이 저평가된 숨은 진주라는 의견도 나왔다. 당장의 호재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국제업무지구 고층 랜드마크 건설과 용산공원 조성에 따라 관광객들이 늘어나면 이태원과 인접한 입지 덕에 판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후암동 투자는 일종의 틈새상품이다. 용산 개발이 빨라지면 인근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골목상권이 형성된다"며 "이태원의 경리단길처럼 빌라를 포함한 저층 건물 등이 상가로 용도변경되는 사례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이석희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