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던 실수요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둔촌주공, 이문1·3구역, 홍은13구역, 신반포15차 등 상반기 분양을 기대했던 주요 지역 아파트들의 일정이 대부분 연기되면서 주목받는 아파트 단지를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한화 포레나 미아,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1·2단지 등 강북에서 중대형 단지 몇 개가 분양에 나서긴 했지만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끌 만한 서울 지역 대단지가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업계 평가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서울 지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9.84대1로 작년 상반기(125.19대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총 가구 수 기준으로 4만2287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 각각 5194가구, 3725가구, 5342가구를 분양했던 것에 비해서는 큰 폭의 증가세다. 하지만 시공사와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1만2032가구가 포함돼 있고, 언제든 내년으로 연기될 수 있는 12월 예정과 일정 미정으로 된 물량(둔촌주공 포함)이 하반기 물량의 76%(3만2319가구)나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많다고 할 수는 없다.
8월 예정 물량 중에서는 동대문구 휘경동 172 일대에서 분양하는 휘경3구역주택재개발 단지가 먼저 눈에 띈다. 이문1·3구역과 함께 이문휘경뉴타운의 핵심 단지 중 하나인 이곳은 총 1806가구로 올여름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일반분양 물량(719가구)도 상당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1호선 회기역과 외대앞역 중간에 위치해 동에 따라 이용하는 역은 달라질 전망이며 회기역에서 한 정거장만 가면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 등과 연결된 교통 중심지 청량리역에 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시공사인 GS건설에서는 9월로 분양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은평구 역촌동에서 분양하는 센트레빌파크프레스티지도 총 752가구, 일반분양 454가구로 물량이 많은 편이라 주목할 만하다. 박준표 포애드원 본부장은 "서대문과 신촌으로 연결되는 버스가 많고, 주변 환경도 쾌적한 편이지만 가장 가까운 6호선 응암역이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것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의 강남권 물량인 둔촌더샵(가칭·총 195가구), 둔촌현대1차리모델링(총 572가구)도 8월에 분양할 예정이다. 둔촌더샵은 둔촌 삼익빌라 재건축 단지로 규모가 작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73가구 정도다. 일반분양 중에서는 전용 84㎡가 27가구로 가장 많다. 지하 2층~지상 10층 4개동이 들어서며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을 10분 안에 걸어갈 수 있고 선린초등학교, 둔촌중·고등학교가 인접해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분양 일정은 연기될 수 있고 단지명도 미정인 상황이다. 둔촌현대1차리모델링 단지의 경우 총 가구 수는 572가구지만 일반분양은 74가구로 둔촌더샵과 비슷하다. 지하 2층~지상 14층 8개동이 들어서며 이 단지 역시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이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문정동에서 10월 분양하는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이 눈에 띈다. 총 1265가구의 대단지이지만, 일반분양 물량은 296가구로 상대적으로 적은 게 단점이다. 8호선 문정역까지 도보로 15~20분 거리인 점도 부담스럽지만, 문정법조타운이 인근에 있고 주변에 공원과 편의시설이 많은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서울 도심 지역에 거주하길 원한다면 10월 분양 예정인 마포더클래시(총 1419가구)도 주목할 만하다. 아현2구역 재건축 단지로 2호선 이대역과 아현역 중간에 위치한다. 5호선 애오개역 역시 10분 내외로 걸어갈 수 있고 신촌 상권 이용이 가능하며 광화문 도심과 여의도로 출퇴근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다양한 생활 인프라스트럭처가 강점이지만, 최근 시장을 고려했을 때 주변 시세 대비 너무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다면 분양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지영 더피알 이사는 "후분양이다 보니 잔금 날짜까지 기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이 밖에 아직 정확한 분양 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에 들어서는 이문1·3구역(각각 4321가구, 3069가구)과 9월 분양할 예정인 중화1구역 단지(1055가구) 등이 강북권에서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