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매일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국내 상장사들의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 시총 100위권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LG디스플레이(0.45)와 쌍용C&E(0.05), 이마트(0.51)로 나타났다. 특히 시총 100위권 언저리 기업 중 롯데쇼핑(0.59)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아 눈길을 끌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는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1 미만이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분류한다. 또한 3년 연속 1 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간주한다.
이 중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0.45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수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지난해 반짝 영업이익을 올리며 이자보상배율이 4.56(작년 1분기 연결기준)까지 개선됐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 봉쇄 영향으로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2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4000억원으로 예측하는 증권사도 나오는 실정이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2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0.4% 감소한 5조8000억원, 영업손실은 4131억원으로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특수가 사라지면서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이슈로 시멘트 제조업체 쌍용C&E의 이자보상배율은 1분기 0.05에 그쳤다. 불과 1년 전 기록한 4.4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이 회사는 그동안 이자보상배율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1분기에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다만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쌍용C&E의 2분기 영업이익은 172배 늘어난 779억원을 기록하면서 1분기 부진을 만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2분기에는 공사 성수기와 판매가격 인상이 맞물리면서 실적 회복이 예상되지만 화물연대 파업 등 공사 지연으로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2019년부터 도입된 리스회계에 따른 손상차손 적용이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주면서 예측 불가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비용으로 처리됐던 운용리스료(임대료)가 사용권 자산 감가상각비(영업비용)와 리스 부채 이자비용(영업 외 비용)으로 나누어 적용하게끔 변했다. 롯데쇼핑의 1분기 이자보상배율은 0.59, 이마트는 0.51로 집계됐다. 롯데쇼핑은 3년 연속 1 미만이고, 이마트는 지난해 2.76에서 크게
영업손실이 발생한 기업도 다수였다. 한국전력공사의 1분기 영업손실은 7조7869억원에 달했다. SK바이오팜, 넷마블,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영업적자가 났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 '빅3'는 1분기에 3000억~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