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예금보다 높은 이자율을 받을 수 있는 주가연계채권(ELB)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세계 주요 증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추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에 눈길이 쏠리는 것이다.
22일 미래에셋증권·KB증권·교보증권 등 주요 ELB 발행 증권사에 따르면 3개 증권사가 지난 상반기 발행한 ELB는 총 1507억5000만원 규모로, 전년 동기 278억2000만원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ELB가 지급을 약정하는 이자율도 상승해 상품 매력도가 올라간 것도 관심에 한몫을 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있었던 지난 5월부터 원금보장형 상품 출시가 늘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들이 최근 2~3년간 ELB를 발행하지 않다가 올해 처음 발행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주식 하락장에서 절세 혜택을 통해 실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중개형 ISA에 자금이 몰리며 출시 1년여 만에 투자금은 6조원까지 불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출시된 중개형 ISA는 올해 6월 말 기준 계좌 수 337만개, 투자금은 5조9700억원까지 늘어났다. 투자금은 올 초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했다.
■ <용어 설명>
▷ ELB : 주가연계증권(ELS)처럼 특정 지수나 종목의 주가에 연계돼 수익률이 정해진다. 일정 기간이 지난 시점에 지수가 하락하지 않으면 미리 약정된 이자를 지급받는데, 중도 상환을 요구하지 않으면 원금이 손실되지 않는다.
[김정범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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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망하지 않는 한 원금보장
조건 충족 땐 플러스 알파 수익
금리 인상기 호재 발행액 3배로
중도상환 땐 손실 볼 수 있어 주의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 증시. 주가가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 시기가 도래했다. 증권가 파생상품 담당자들은 ELB와 ELS에 투자할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1일 청약이 마무리된 유안타증권의 'MY ELB 제211호' 상품은 만기 3년에 3%의 절대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증권사가 부도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3년 뒤 원금의 3%를 이자로 돌려받을 수 있다. ELB(주가연계채권) 투자자들은 보통 만기가 되기 전에 조기상환을 기대하고 투자한다. 3년간 6개월마다 총 6번의 조기상환 기회가 오는데, 상환 판단 시기에 기초자산인 코스피200과 유로스톡스50 지수 모두가 최초 기준가격의 102% 이상을 유지하면 연 7.4%의 이자(쿠폰)와 함께 원금을 돌려받는다.
국내외 증시가 연초부터 크게 하락하면서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는 ELB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주가가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시기에 조기상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보장된 금리도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20일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의 ELB 연수익률은 5% 안팎으로, 은행연합회 기준 12개월 예금 금리(단리)가 가장 높은 KDB산업은행의 'KDB Hi 정기예금(3.6%)'보다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국내 ELB 발행 금액은 51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661억원 대비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ELB는 코스피200, S&P500, 유로스톡스50 같은 지수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만기 동안 조기상환 기회를 가지면서도, 중도에 해지하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채권 같은 특징이 있다. 원금과 이자를 함께 조기상환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조기상환 판단 시점에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시점 대비 100~103%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된다.
지난 21일 청약이 마무리된 유안타 'MY ELB 제211호'를 예로 들어 이 제품에 1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상품의 만기는 3년이며 조기상환 평가 판단 주기는 6개월이다. 조기상환 조건 충족 시 수익률은 세전 연 7.4%이며 조건 미충족 시 절대수익률은 3%다. 첫 자동 조기상환 평가일(6개월 이후)인 내년 1월 20일 처음 조기상환 여부를 평가받는다. 이 시점에 코스피200과 유로스톡스50이 7월 22일 종가의 102% 이상을 넘으면 이자 3만7000원(연 7.4%의 절반)과 함께 원금 100만원을 돌려받는다. 만약 만기인 3년이 지날 때까지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만기가 끝나는 2025년 7월 22일 절대수익률인 3%를 적용받아 이자 3만원과 원금 100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2020년까지만 해도 1~2%의 기본 금리에 기초자산 주가 상승분의 일정 비율을 쌓아 수익을 보는 구조가 가장 기본적인 ELB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만기에 보장되는 절대수익률이 없어진 대신 조기상환 수익률이 소폭 올라간 구조의 상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과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 증시에 증권가에서는 ELB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금리 수준이 상승하면서 기대수익률이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기초자산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편입 상품을 제외한 이 회사의 ELB 발행액은 지난해 상반기 206억원에서 지난 상반기 1430억원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관련 상품에 대한 청약률이 올라가고 있는 모습도 포착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금리 메리트가 생겨 지난 5월부터 ELB를 발행하게 됐다"며 "지난해 8월 발행한 3년 만기 ELB 상품이 50억원 한도 중 3억9000만원 정도 청약이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올해 5월 발행한 상품은 100억원 한도에 25억원 정도의 청약이 들어와 청약률이 3배가량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ELB를 투자할 때도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중도상환할 경우 원금 손실을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