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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6개 일본 주식형 펀드에 한 달간 유입된 자금은 1358억원에 달한다. 최근 일주일 새 598억원이 몰렸다. 한 달간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2782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인도, 베트남, 러시아 등 신흥국 펀드도 모두 설정액이 감소하는 추세다.
엔저에 따른 환율 효과로 같은 자금으로도 매수할 수 있는 상품과 자산 규모가 늘어난 데다 일본 수출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덕분이다. 엔화값은 지난 14일 달러당 139.22엔까지 떨어지며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5월 24일 126.5엔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화가치는 올해 달러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일본 ETF 중 가장 규모가 큰 TIGER 일본니케이225는 현재 순자산이 2221억원에 달한다. 지난 1일만 해도 654억원에 불과했지만 7일 2배인 128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19일에는 2000억원을 돌파할 만큼 가파르게 투자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유니클로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을 비롯해 소프트뱅크, 도쿄일렉트론 등이 포함된 닛케이225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일본 엔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 ETF인 TIGER 일본엔선물도 지난달 초까지 60억원 수준이던 순자산이 지금은 121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최소 100주 단위로 거래해야 하지만, 일본 ETF는 1주 단위로 매수할 수 있어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엔저에 힘입어 일본 증시도 상승세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간 7.4%, 토픽스는 7%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0.17%), 중국 상하이종합(-0.32%), 미국 S&P500(5.18%) 등에 비해 선방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주요 기업들을 상위 종목으로 편입하고 있는 일본 ETF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KINDEX 일본TOPIX레버리지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13.77%에 이른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29%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엔저 바람을 탄 일본 증시 훈풍이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이다. TIGER 일본TOPIX헬스케어(13.14%)도 일본 증시 상승과 함께 경기방어주인 헬스케어에 집중한 덕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INDEX 일본Nikkei225(7.65%), KODEX 일본TOPIX10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러시에도 일본 정부는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양적 완화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센 데다 엔저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도 지속될지 미지수라는 것은 변수다.
[임성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