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윤석열정부가 친(親)원전을 선언하고, 해외 수주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된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사업 다각화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DL이앤씨는 캐나다 테레스트리얼에너지와 SMR 개발과 설계·기자재 조달·시공(EPC) 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2012년 설립된 테레스트리얼에너지는 차세대 SMR인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IMSR)'를 주력 모델로 개발하는 회사다. 용융염 원자로는 핵연료가 냉각재에 녹아 있는 형태의 용융염(액체 상태 염)을 연료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액체연료 원자로라고도 불린다. 테레스트리얼에너지는 4세대 원자로 개발사 중 인허가 단계에서 가장 앞서고 있으며 민간 자금을 조달받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초 상업용 IMSR를 개발해 2031년 상업운전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DL이앤씨는 SMR를 미래성장 사업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가 강점을 보유한 석유화학 플랜트 개발 사업과 연계해 산업용 전력과 열원을 공급할 수 있는 IMSR 개발을 추진한다.
앞으로는 SMR 사업을 그린수소, 암모니아 생산까지 연결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기술 개발도 모색할 계획이다. IMSR는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증기를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원전 산업 진출 포석을 둔 건설 업체는 DL이앤씨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원전 러시' 속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원전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 제휴를 통해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그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원자력 사업 분야 최고 기업 중 하나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형 대형 원전 사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또 미국 원자력 기업인 홀텍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삼성물산 역시 세계 1위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외 원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에 지난해 2000만달러에 이어 올해 5000만달러를 추가로 지분 투자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아이다호주 일대에 짓는 SMR원전발전단지 시공에 참여하는 한편,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 '팀 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팀 코리아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두산중공업 등으로 구성됐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