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행자 면세한도 상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명품기업들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가 재조명받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리오프닝 기대감에 해외여행자 명품소비와 직결되는 면세한도 상향으로 투자 매력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외 명품업체들에 집중 투자하는 국내 유일 상장지수펀드(ETF)인 'HANARO 글로벌럭셔리S&P'가 최근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럭셔리 지수를 추종하는 HANARO 글로벌럭셔리S&P는 LVMH, 에르메스, 케링, 프라다, 버버리 등 주요 명품기업은 물론 테슬라, 벤츠, 나이키, 페라리 등의 종목을 담고 있다. 최근 한달 수익률 5.78%를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석달 전 -11.8%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여행수요가 확산되면서 수익률 반전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에도 지난해 글로벌 명품업체들이 대부분 실적 방어에 성공한데다 지속적으로 상품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도 호재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현재 600달러인 면세한도를 800달러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이후 8년만의 조정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면세점 매출은 2019년 24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 8000억원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본격적인 리오프닝이 예상되는데다 명품업체들의 숙원이던 면세한도까지 상향될 예정이어서 럭셔리ETF나 펀드에 대한 투자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에도 필수소비재 못지 않게 고정적인 수요가 유입되는 명품산업인만큼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 18일 면세한도 상향 소식에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2.8%), 신세계(2.8%), 현대백화점(2.4%) 주가가 일제히 반등한 것도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행자 면세한도 상향으로 해외여행 수요나 면세점 매출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본격적인 여행 수요 회복이 연내에는 어려울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럭셔리펀드들의 수익률도 최근 오름세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A클래스)은 한달 수익률 3.27%로 석달전 -16.46%에서 큰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LVMH, 에르메스, 케링, 에스티로더 등 자산의 90% 이상을 럭셔리 상품이나 기업에 투자한다. 역시 테슬라, LVMH, 프라다 등에 투자하는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
삼성 픽테 프리미엄브랜드는 전세계 프리미엄 브랜드를 비롯해 레저, 라이프스타일 기업 30~50곳에 분산투자하며 자산의 40% 정도를 명품기업에 투자한다. 석달간 -14.9% 수익률로 부진했지만 최근 한달 1.58%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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