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인상 후폭풍 ◆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616조2000억원, 평균 금리는 3.96%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향후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3%포인트 상승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를 넘는 이들이 19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140만명 대비 50만명 증가한 수치로, 이들의 부채금액은 357조5000억원에서 480조4000억원으로 122조9000억원 늘어난다. DSR 70%는 연소득의 70%를 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뜻으로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빼고 남은 금액으로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는 대출자들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한국은행도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시장 금리 상승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현재 2.25%로 지난 3월 말 1.25% 대비 이미 1%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은 약 12년 만에 6%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현재 기준으로 DSR 70% 이상 한계 차주도 150만명 내외로 상당히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도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유사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금리가 올해와 내년에 각각 0.5%포인트 인상되고 9월에 금융 지원이 종료되면 올해는 손실보전금 지급 효과가 있어 자영업 가구 DSR가 38.5%로 전년(40%) 대비 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년에는 금융 지원 종료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가로 자영업 가구 DSR가 46%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자 정부는 배드뱅크 성격의 '새출발기금' 30조원을 마련해 자영업자 25만명의 부채를 최대 90% 감면해주는 채무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금융 취약층 채무 조정 지원대책은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실패자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채무를 갚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이 안 될 수도 있고, 가정적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고, 투자 실패도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예정대로 채무를 갚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면서 "이들을 파산으로 몰고 가는 게 오히려 우리 경제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번 정책이 관치금융이나 금융회사에 떠넘긴다는 말이 나오는 건 곤란하다"면서 "이번 대책으로 상환능력이 없어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금융회사들이 혜택을 본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와 김 위원장은 이날 한은 본관에서 회동을 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김혜순 기자 / 최근도 기자 /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