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티웨이항공으로 7350%를 기록했다. 항공업 특성상 비행기를 리스해 영업활동을 벌이므로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높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로 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경영지표다.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계산하는데,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이 수익을 올려도 빚을 갚기 위해 내야 할 비용이 많다는 것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으로 여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 1210억원을 조달했다. 1분기 자본총계가 104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번 자금조달로 올 2분기 부채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티웨이항공 주가는 작년 9월에 최근 1년 내 최고가 4117원을 찍은 뒤 현재(15일 종가 기준) 1975원(-52.0%)으로 반 토막이 났다.
대한항공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2811%)은 여전히 높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가 겹친 만큼 합병이 지연될수록 아시아나항공의 재정건전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올 연말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9월에 최근 1년 내 최고가 2만9350원으로 고점을 찍고 현재 1만4250원(-51.4%)에 거래되고 있다.
CJ CGV도 부채비율이 1943%에 달한다. 1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1804억원, 부채총계는 3조5053억원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40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형태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에도 영구 CB로 3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B 발행 규모가 커 단기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달 8일에는 모회사인 CJ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1500억원을 수혈받기로 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작년 10월 3만3700원으로 고점을 찍고 현재 2만750원으로 38.4% 빠졌다
하나투어 부채비율은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는데 올 1분기 1204%를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작년 8월 부동산을 팔아 자금 수혈에 나섰다. 이 회사는 서울 종로구 사옥을 1170억원에 매각했다. 이 때문에 하나투어 부채비율은 작년 4분기 645%로 개선됐으나 올해 1분기 1204%로 다시 악화됐다. 하나투어 주가는
업계 관계자는 "'기업 체질' 개선 없이 장부상 부채비율만 낮춘다면 시장에서는 이미 이를 어느 정도 파악한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여행사, 항공사 등의 업황 전망이 어두운데 부채비율이 높은 곳은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