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2009년 처음 발행된 이후 크고 작은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수없이 겪어왔다. 그중에서 큰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꼽으라면 보통 5개 정도를 꼽는다. 2011년 6~11월, 2013년 4~7월, 2013년 11월~2015년 1월, 2017년 12월~2018년 12월, 그리고 지금이다. 한국에서 비트코인 투자가 활발해진 건 2017년의 상승장이기에 한국 투자자들은 대부분 2개의 상승·하락 사이클을 겪은 셈이다. 이번을 제외한 과거의 사이클 4개 중 51% 정도 하락했던 2013년 4~7월을 제외하곤 모두 80% 이상 하락했다. 순서대로 94%, 51%, 85%, 84% 하락해야 바닥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사이클에서 비트코인이 71.2% 하락한 걸 생각할 때 이번에도 최종 하락률이 80%대를 기록한다면 아직도 지금 가격 대비 50%가량 더 빠질 수 있다는 무서운 얘기다.
이번 하락장을 '온체인데이터' 관점에서도 한번 바라보자. 비트코인은 주식과 다르게 블록체인상 거래가 추적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를 온체인데이터라고 한다. 2개의 가장 주요한 지표를 뽑는다면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와 NUPL(Net Unrealized Profit and Loss) 정도가 있다.
특히 MVRV는 많은 코인 투자 기업에서 참고하는 지표다. MVRV는 코인의 시가총액을 실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코인 가격이 고평가 혹은 저평가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과거 차트에서 MVRV 값이 1 이하이면 저점, 3.7 이상이면 고점인 경우가 많았다. 온체인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MVRV는 6월 13일부터 1 이하로 떨어졌다. 하루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16.5% 폭락한 날이다. 이날 이후 한 달째 1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MVRV상으로는 상반기 하락장에서 비트코인은 저점에 근접했다.
NUPL은 전체 코인에 대해서 마지막 거래 시점을 매수 시점이라고 가정했을 때, 현시점에서 전체 수익의 양과 손실 양의 차이를 계산한 뒤 보정한 값이다. 전체 코인 투자자들의 투자 실적을 합산했을 때 수익 구간인지, 손실 구간인지를 나타낸다. 이때 실현된 가격은 마지막으로 지갑으로 이동된 가격으로 계산된다. 즉 투자자들이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면서 아직 실현되지 않은 수익의 총합을 나타내는 값이라고 보면 된다. NUPL이 0 이상이면 이익을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다. NUPL도 6월 13일 이후 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사도 된다는 뜻일까. 하반기에는 회복기가 다가온다는 얘기일까. 먼저 살펴봐야 할 건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이다. 비트코인은 펀더멘털에 대한 의심을 꾸준히 받아왔다. 무형의 존재인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을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인업계에서는 보통 '해시레이트'를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을 파악하는 데 사용한다. 해시레이트는 작업 증명 방식(POW)으로 작동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블록 생성을 위해 동원되는 연산력을 나타낸다. 해시레이트가 충분해야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신뢰와 탈중앙화에서 온다는 걸 감안하면 해시레이트는 매우 중요한 수치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는 초당 220엑사해시(EH/s)다. 이를 위해 필요한 컴퓨터 연산력을 내기 위한 비용은 120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한다. 한 개인 주체가 쉽게 넘어서기 어려운 수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하락장에서도 해시레이트는 지속 상승하며 유지됐다.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양호하다.
↑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 |
한편 지난달 23일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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